잔치국수는 영혼까지 끌어 당기는 매력이 있는 음식 중 하나인 거 같아요. 생의 마지막 날 마지막 한끼를 뭘로 먹고 싶으냐는 질문을 볼 때 난 뭘 먹고 싶을까 고민했었는데 오늘 잔치국수를 먹으면서 깨달았어요. 저의 마지막 날 마지막 한끼는 잔치국수였으면 좋겠다는~ 멸치 육수와 쫄깃한 소면과 고소하게 볶은 야채 고명을 얹으면 어렸을 적 왁자지껄했던 잔치집 분위기도 떠오르고 내 영혼을 통째로 사로잡아 버린 가마솥에 끓인 멸치 육수에 말아 주던 잔치국수의 맛이 생생하게 떠올라요. 오늘은 하루 종일 입맛도 없고 기운도 없고 뭘 먹고 싶은 게 없는 데 잔치국수는 먹을 수 있을 거 같아서 냉장고에 있는 애호박 한개를 볶아서 고명으로 듬뿍 얹은 애호박 잔치국수를 만들었는데 역시나 입맛 없다는 사람 맞나 싶게 넘 맛있더라구요. 당근이나 계란지단을 고명으로 올려주면 더 풍성하고 비주얼도 예쁘지만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어 먹어도 맛은 떨어지지 않아요. 애호박 하나로 푸짐한 고명 얹어서 맛나게 먹은 한끼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