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인데도 수제비가 먹고 싶다고 하네요. 그것도 감자 숭숭 썰어 넣은 감자 수제비가 먹고 싶다고 해서 찰밀가루를 사다가 반죽해서 오랜만에 수제비를 끓여 먹었어요. 수제비 반죽할 때 식용유 한 스푼만 넣으면 반죽하는 내내 손에 달라 붙지 않고 수제비 떠서 넣을 때도 손에 달라 붙지 않아 너무 편해요. 반죽에 계란을 넣고 반죽해서 반죽이 노란빛을 띄네요. 감자를 갈아 반죽에 넣고 감자 수제비를 만들어도 좋지만 번거로워서 그냥 감자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냉장고에 있는 야채 같이 넣고 담백하게 끓인 감자 수제비도 별미예요. 반죽을 숙성시키느라 시간은 좀 걸리지만 어렵지 않게 별미를 맛볼 수 있는 요리예요. 처음에 반죽하고 나서 작은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보고 허비가 너무 적은거 아니냐고 걱정했지만 국물과 야채랑 섞이면서 양이 늘어나 둘이 배부르게 먹었어요. 오죽하면 예전에 먹을 거 없고 배고프던 시절 양을 늘려 많은 식구가 먹고 살아야 할 때, 단골 메뉴가 수제비였겠어요. 국물에서 익으면서 부피가 늘어나고 다른 부재료와 국물이 또 양을 늘려주고 해서 적은 양의 밀가루로 많은 식구들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을 거예요. 지금은 배고픈 시절이 아니고 먹을 게 넘쳐나는 세상이라 별미 음식으로 찾는 메뉴가 되었지만요. 수제비를 배고파서가 아니라 별미음식으로 먹을 수 있는 호시절을 살고 있는 거에 감사해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