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은 피를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산후조리에 대표적인 음식이예요. 생일날에도 미역국을 끓여 주는데 아무 생각 없이 먹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이 생일날 낳느라고 고생한 엄마가 미역국을 먹어야되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다가 예전에 먹을 게 귀했을 때 아이 생일 핑계로 미역국을 끓여야 어머니도 먹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보기도 했답니다. 저만의 생각이지만요. 전에 동해안 횟집에 갔을 때 횟집 주인이 친척이 딴 미역이라고 돌미역을 따로 팔길래 돌미역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한봉지 사왔었어요. 돌미역은 거칠고 줄기도 더 굵고 뻣뻣해 보이는데 국물이진하게 우러나요. 물론 불렸다가 오래 끓이면 생긴 거 같지 않게 부드러워지고요. 소고기 미역국인데 소고기가 다짐육밖에 없어서 소고기다짐육을 참기름과 국간장에 볶다가 물을 부어 끓였어요. 덩어리 국거리 소고기면 물에 소고기를 푹 끓이다가 불린 미역 넣고 끓이면 시원하고 맛있어요. 돌미역이지만 돌은 안들어있어요.^^ 미역국은 재료는 간단하지만 끓이는 시간은 여유를 가지고 오래 은근하게 끓여야 미역도 부드러워지고 고기맛도 잘 우러나서 맛이 진해져요. 나중에 약불로 줄여 오래 끓여주고 하루 지나 다시 끓여 먹으면 더 깊은 맛이 느껴져요. 미역국이 주는 시원함과 정서적인 푸근함이 있는 거 같아요. 생일날 먹고 산모가 먹던 음식이라서 그럴까요? 맛있어서 그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