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 만에 삭힌 장아찌 못지 않게 깊은 맛을 내는 깻잎 장아찌인데 한가지 단점은 데쳐서 물을 꼭 짜내고 깻잎을 3-4장씩 펴서 양념을 얹고 해야하는데 뭉쳐 놓은 깻잎 펴는 게 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노동력도 많이 들어 힘들더라구요. 시장에서 크기가 다양한 막 깻잎 1박스를 사왔는데 데쳐서 냉장고에 놓고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어요. 힘든 과정을 생략하면 넘 편할 거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자 갑자기 깻잎 장아찌 담는 게 넘 쉽게 느껴져서 바로 만들기 시작했어요. 양념을 끓이다가 그냥 데친 깻잎을 다 넣어 버리는 거예요. 물론 가지런하고 단정한 깻잎 장아찌 비쥬얼은 아니지만 한 두장씩 밥에 얹어 먹으면 맛은 똑같으니까요.^^ 귀차니즘은 창조의 어머니.^^ 깻잎 왕창 집어 넣고 양념장에 한소끔 끓이니 이것은 깻잎 장아찌인가? 깻잎 조림인가? 애매한 비쥬얼이지만 맛보장 깻잎이예요. 양념에 여러 야채가 들어가서 맛있는 채수가 나온데다 깻잎이 들어가 깻잎 맛이 같이 섞이면서 조림 간장과 다진 야채를 밥에 넣고 비벼 먹어도 맛있을 만큼 맛간장이 돼요. 잔치국수에도 다대기 양념으로 한스푼 넣으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잔치국수를 즐길 수 있어요. 한번도 안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을 깻잎 장아찌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