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가 없었으면 우리나라 음식의 국물 맛은 어땠을 것이며 식탁 위에 만만한 밑반찬이며 도시락 한켠에 밑반찬은 무엇으로 채워졌을까 생각해 보니 작고 귀여운 멸치가 새삼 고마우면서 왜 국민반찬이라 하는지 알 거 같아요. 멸치 볶음은 칼슘덩어리 영양덩어리라 성장기 어린이나 칼슘이 확 떨어지는 갱년기 어른이나 뼈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기도 하죠. 쉬운 듯 하면서도 은근 어려운 반찬이기도 하고요. 바삭하게 볶은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촉촉하고 부드럽게 볶은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 바삭함을 조절하기도 은근 신경이 쓰이는데 바삭함의 열쇠는 바로 미리 넉넉한 오일에 멸치를 정성스럽게 볶아 주는 거예요. 부드러운 멸치를 좋아하면 살짝 볶은 뒤 양념에 물을 약간 추가해줘도 좋아요. 그리고 멸치 볶음에서 조심할 건 멸치 자체가 염도가 꽤 놓아서 자체적으로 짠 맛이 은근 강해요. 그래서 양념에 간장은 간장 맛만 낼 정도로 최소한도로 넣고 짠맛을 눌러 줄 설탕, 올리고당, 물엿, 꿀 등을 듬뿍 넣으면 멸치 볶음은 기본적으로 맛있어져요. 그리고 설탕보다는 올리고당이나 꿀을 넣는게 윤기도 더 있고 덜 굳고 덜 달라 붙어요. 설탕을 넣더라도 설탕은 적게 넣고 나머지 당도는 올리고당이나 물엿, 꿀에게 맡기시면 누구나 엄지척 해줄 멸치 볶음이 된답니다. 오늘은 바삭한 멸치볶음 버전입니다. 멸치볶음은 밀폐용기에 보관하는데 냉장고에 넣지 말고 실온 보관하면서 먹는 게 좋아요. 기름에 볶은 음식이고 설탕이나 당분도 냉장고에서는 굳는 성질이 있어 실온에 놔두고 먹는 게 더 맛있어요. 넉넉하게 만들어 놓은 멸치 볶음은 맛있는 밑반찬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하다가 갑자기 주먹밥 재료가 되기도 하고 김밥 재료가 되기도 하죠. 도시락을 준비하는 집에선 마른 반찬이라 맛이 변할 염려 없어서 소중한 도시락 반찬이 될거고, 여행 준비하는 사람에겐 어디를 끌고 다녀도 당분간 상할 염려없는 밑반찬이 되어주니 국민 반찬 인정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