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가 잘 자라게 하려면 고구마 순을 좀 따줘야 양분을 안뺏겨서 고구마가 더 잘 자란다고 하더라구요. 고구마순이 무성해지면 일부러도 따주기도 하지만 고구마를 캘 때가 되면 더 이상 고구마줄기가 필요없으니 고구마순을 따서 나물로 요리하면 알뜰하게 고구마순을 활용하게 되니 아주 흐뭇하죠. 고구마순은 맛있긴 하지만껍질 벗기기가 넘 번거로워요. 전에 고구마줄기 김치를 먹어 보고 그 독특한 맛에 반해서 고구마 줄기 김치를 담겠다고 잔뜩 사서 껍질 벗기다가 다시는 이런 거 하지 말아야겠다 결심했어요. 그 뒤로는 마트나 시장에서 고구마순이 보여도 먹고 싶어도 일부러 외면하곤 했어요. 그런데 결국 엊그제 한단을 사오고야 말았네요. 물론 내가 먹겠다고 생각했으면 안사고 버텼을텐데 요즘 건강이 안좋은 시어머니가 좋아할 반찬이라 큰 맘 먹고 한단 사와서 고구마순 나물 볶음을 만들었어요. 고구마순 껍질을 벗기다 보면 손에 물들고 손톱 밑도 까매지고 영 아름답지 못한 노동인데 힘들기까지 해요. 그런데 고구마순을 3분 정도 살짝 데쳐서 껍질을 벗기면 껍질도 더 잘 벗겨지고 손도 덜 시커매지더라구요. 그래도 한단 껍질 다 벗기는데 2시간은 걸린 거 같아요. ㅠ 역시 자주는 못해먹을 요리지만 이것도 올해 마지막 고구마순인데다 맛있게 요리해서 맛있게 먹으면 보람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