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나기가 내리는데 정말 사막이나 열대우림에서 내리는 스콜처럼 기세도 엄청나게 짧은 시간에 퍼붓고는 언제 비가 내렸나 싶게 그치더라구요. 빗방울이 얼마나 굵고 세찬지 우박이나 함박눈 크기만한 비가 쏟아져 내리더라구요. 이제 열대야도 좀 누그러진 거 같고 저녁과 아침엔 제법 선선하더라구요. 오늘은 허비가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끓이려다가 김치찌개랑 결은 같지만 국물은 자작한 묵은 김치찜을 만들었어요.곰삭은 묵은 김치를 돼지고기랑 푹 끓이면 그 맛 말해 뭐하겠어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김치에 돼지고기 돌돌 말아 김치찜 했더니 보기도 좋고 하나씩 꺼내 먹기도 좋더라구요. 푹 익은 김치 속에 보물찾기 하듯이 돼지 고기 목살이 숨어 있으니 김치가 더 맛나 보여요. 물론 푹 익은 김치만 먹어도 맛있지만요. 김치찜 할 때 오일을 좀 넣어주면 김치가 부드러워지면서 풍부한 맛이 나요. 양파를 썰어 넣으면 단맛도 나고 염도도 조절되요. 별거 아닌 팁이지만 맛의 차이는 분명 느껴질 거예요. 김치가 많이 시면 설탕양을 좀 더 늘려 주면 신맛을 약간 중화시켜 줘요. 김치가 너무 안 익은 김치만 있다면 식초를 좀 넣어 주면 되구요. 김치가 집집마다 숙성도나 염도가 다르니 약간의 유연성을 가지고 조절해주면 되겠죠. 한동안 더워서 불에 오래 끓이는 요리는 피하다 보니 오랜만에 김치찜을 먹었더니 시원하고 맛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