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쫑으로 할 수 있는 요리 다 해보기가 요즘 제 요리 컨셉인 거 같아요.^^ 마늘쫑으로 오늘은 카레에 썰어 넣고 원래 카레에 넣는 야채들과 소고기 불고감이 한팩 있어서 아낌없이 다 집어 넣고 제가 애정하는 티아시아 커리 분말을 넣어 타이 커리 맛이 나는 k마늘쫑 커리를 만들었어요. 마늘쫑이 폭 익어야 커리랑 잘 어울리는데 푹 익히니 색감이 옅어져서 아쉽더라구요. 추가로 마지막에 마늘쫑을 얇고 잘게 다져 고명처럼 넣어서 한번 휘리릭 뒤집어 주고 마무리 해서 마늘쫑의 색감을 살려 줬어요. 마늘쫑의 표준어는 마늘종이고 마늘쫑은 경상도쪽 사투리라고 해요. 자장면이 표준말인데 짜장면이 익숙하고 친숙한 거 처럼 마늘종은 영 입에 안붙네요. 마늘쫑이 훨씬 발음도 좋고 듣기도 좋은 거 같은데 말이죠. 그냥 마늘쫑인 걸로~^^ 마늘쫑의 색감을 살리고 싶어서 마늘쫑 다진 걸 한꼬집 정도 놔뒀다가 뿌려 줬어요. 마늘쫑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은 마음.^^ 사실 마늘쫑을 많이 넣는다고 넣었지만 다른 재료에 섞여 큰 존재감이 없더라구요. 마늘쫑이 다른 재료에 비해 가늘기도 하고요. 대신 푹 익어서 마늘쫑 싫어하는 아이들 있으면 먹이기에 좋을 거 같긴 해요. 지금은 다 큰 성인이 된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넘 안먹어서 아이들 밥먹이는 게 큰 일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야채를 먹일까 늘 고민이었던 거 같아요. 지금은 언제 그랬냐 싶게 넘 잘 먹는 어른이 되어서 그런 고민했던 게 쓸데 없는 일처럼 여겨지지만요. 현시점에서 엄청 고민스러운게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많아요. 그런 걸 보면 넘 현실에 몰두해서 고민하지 말고 한발짝 물러서서 그냥 흘러가게 놔두는 것도 좋은 방법일 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네요. 오늘 저를 위한 마늘쫑 커리는 넘나 맛있어서 탈탈 털린 제 몸과 영혼에 상당한 기운과 정서적인 안정감과 마음의 허기를 조금은 채워주었답니다. ^^
커리 가루 분말을 미리 물에 개어서 넣어 주세요. 분말 가루를 풀지 않고 바로 넣을 땐 불을 끄고 냄비에 분말 가루를 넣고 잘 풀어준 뒤 다시 불을 켜고 중불에서 한소끔 끓여 주세요. 아무래도 미리 개어서 넣는 게 잘 섞여서 간편해요. 가루를 바로 냄비에 넣으면 풀어 주기 위해 더 오래 저어 줘야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