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삶아말려 놓으면 당장 뭘 해 먹지 않아도 마음이 그리 흐뭇할 수가 없다.
그리고 나서 가을에 접어 들면 또 인삼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가을 무 철이라 재미 삼아 박스로 무를 사 들이곤 몇 날 몇일 재미 삼아 무 말랭이를 잔뜩 말려 놓는다.
그저 만들어 놓는 재미라 집 안 이 구석 저 구석으로 굴리면서도 고추 잎과는 꼭 세트로 놓아 두는데 이 두 아이를 함께 써야 한다는 일반적인 의지 때문이지만 그 모습 또한 잘 어울리는 신랑 신부를 보는 듯 마음이 좋다.
지난 가을 말려 놓은 이 세트를 여태 둬 두고 있었는데 유튜브의 바다를 서핑 하던 중 한식이 약한 내게도 샘이신 수미샘의 무 말랭이 무침을 우연히 보게 된다.
흠이라면 정확한 양념의 용량을 파악하기 곤란하다는 점을 들 수 있지만 수미네 반찬을 몰아 보며 한식이 조금 익숙해 진 것은 사실이다.
내가 키운 고추 잎, 내가 말린 무 말랭이로 만들어 그런가 내 입맛에 맞게 계량한 양념으로 만든 무 말랭이 무침은 오독 오독 참 맛있다.
원체 부족한 몸뚱이인 걸 알고는 있었으나 부들 부들 떨며 무말랭이와 고추 잎을 짜내고 나니 한 이틀 손가락과 손목이 아팠다는 부작용은 있었지만 말이다.
리듬체조하다 생뚱맞게 요리하는 여자, 푸드 칼럼니스트 in Canada https://www.youtube.com/channel/UCy0NmtPgsPDPaREaxZF_Q6g
무 말랭이는 너무 오래 불리지 않도록 조심해요.
끓은 물에 4-5분이나 미지근한 물에 20분 정도 불려 주어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