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한 때는 이틀에 한 끼를 먹었다. 이날 이때까지 먹는 것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여유와 여건이 되면 먹고 안 되서 못 먹어도 그닥 아쉬워 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그 때는 다음 번 체중을 재고 나면 먹고 싶은 것들이 머릿속에서 줄을 서 있었다. 쫄면도 먹고 싶고 짜장면도 먹고 싶고 말이다.
그래서 평생을 살아 오며 먹고 싶은 게 있거나 배가 고플 땐 시간이나 체중을 크게 개의치 않고 먹고는 했다. 야행성인 나는 특히 야식을 애정하며 그렇게 살아 왔는데…
야식을 끊은지 5일째가 되었다.이것이 금단(?) 현상인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먹을 것 없는 부엌을 서성 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한의사의 폭식보다 야식이 더 나쁘다 라는 말은 차치하고라도 가슴까지 치 받고 올라오는 배의 높이와 갑자기 늘어 난 8킬로의 체중은 나의 몸도 마음도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 중이었으니 야식을 끊는 것만이 살 길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나의 의지와는 별개로 출출해진 새벽, 참 쌩뚱 맞게도 어묵 조림이 생각난다. 내가 좋아하는 톡톡 씹히는 현미와 보리 넣어 지은 밥에 매콤한 어묵 조림 턱 얹어 먹으면 참 맛있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나는 주섬 주섬 재료를 꺼내 들고 있었으니 나의 야심 찬 야식 거부 프로젝트는 바람 앞에 등불처럼 심히 떨고 있었다.
리듬체조하다 생뚱맞게 요리하는 여자, 푸드 칼럼니스트 in Canada https://www.youtube.com/channel/UCy0NmtPgsPDPaREaxZF_Q6g
리크를 제법 많이 준비해서 마지막에 넣어 주세요, 리크 특유의 씹히는 식감이 좋을 거예요.
리크가 없다면 파로 대신해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