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묵( @6877660 )과는 반대로, 예로부터 일반 백성들이 겨울을 나는데 꼭 필요한 음식 중에 하나였다는 대표서민음식인데요, 요즘은 그냥 건강식 정도로 알려져있고 음식점에서 사먹으면 가격도 비싸죠. 도토리묵 또한 쑤어진 것을 사면 가격대비 양이 너무 적어서 저처럼 직접 쑤어 드시고 싶은 분들을 위해 올립니다. 친정 아버지와 가끔 갔던 청계산 맛집보다 더 건강하고 맛있는 양념장은 덤!
청포묵과 마찬가지로 어른들은 막연하게 1:6이라고 하십니다만 그대로 다 넣으면 청포묵보다 더 망하기 쉬운 것이 도토리묵이랍니다. 도토리묵 1컵당 물을 5컵만 섞어서 하시고 여분의 물은 옆에 준비해두세요. 일단 가루와 물을 섞은 다음 불을 올려주세요. 저는 묵가루2컵에 물10컵으로 시작해서 물 한컵 옆에 대기시켜뒀어요.
강불
STEP 2/9
풀 쑤는 것처럼 몽글몽글 묵이 뭉치기 시작합니다. 가루와 물만 섞었을 땐 불투명한 색이었지만 뭉치는 응어리는 살짝 반투명이에요.
STEP 3/9
응어리가 보이지 않고 한 색이 되면 주걱으로 떠서 떨어지는 상태를 봐주세요. 물 5컵이면 주루룩 흐를 리는 없고 혹시 주걱에 붙어서 안 떨어지려고 하면 너무 된 것이니 물을 약간만 추가한 뒤 섞어서 다시 확인해주세요. 농도가 맞을 때까지 물을 아주 조금씩만 추가해주면서 확인하셔야 하는데 대개 추가하는 물의 양이 반컵을 넘기지 않고 농도가 맞춰진답니다.
약불
주걱으로 떠서 확인하는 잠깐 사이에도 묵이 퍽 하고 튀어 손이 데일 수 있으니 반드시 불을 줄이고 상태를 보세요.
STEP 4/9
농도가 맞춰진 묵은 10-15분가량 더 쑤어주셔야합니다. 위에서도 설명드렸다시피 도토리묵이 청포묵보다 망하기 쉬운데요, 그 이유가 찰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도토리묵은 충분히 쑤어주지 않으면 특유의 텁텁한 맛이 그대로 남아 도토리묵의 고소한 맛을 가려버려요. 오래 쑤어줄 수록 탱글탱글한 묵이 만들어지니 맛있게 먹을 식구들 또는 손님들을 생각해서 참고 열심히 저어주세요.
중약불
STEP 5/9
다 쑤어진 묵은 유리반찬그릇이나 오븐용 유리그릇 등에 부어줍니다.
STEP 6/9
다 부어진 묵은 김이 빠질동안 최소 1시간 상온에서 식혀주시고 그 다음에 바로 냉장고에 넣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청포묵에 비해 굳는데에도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냉장고에 넣어도 최소 반나절 지나서 드신다 생각하셔야 합니다. 상온에 있는 동안 먼지 들어가는 게 걱정되시면 페이퍼타올을 크게 잘라 덮어놓으시면 김은 빠지고 먼지는 안 들어가요.
STEP 7/9
도토리묵은 묵밥도 해먹고 묵국수도 해먹고 여러가지로 응용가능하지만 저는 채소와 함께 양념장찍어 먹는 게 제일 맛나더라구요. 양념장은 재료 한꺼번에 넣고 섞어주시면 되고, 채소는 씻어서 먹기좋게 듬성듬성 잘라주면 되는데요, 채소의 양과 종류는 크게 국한되어 있지 않고 날로 먹을 수 있는 채소는 거의 뭐든지 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쑥갓은 꼭 권하고 싶어요. 그 어떤 채소보다 도토리묵의 맛을 극대화 시켜주는 것 같아요. 오이, 상추, 피망, 고추, 깻잎, 로메인 등 냉장고가 허락하는대로, 혹은 마트에서 싸고 싱싱하게 파는 것들로 그때그때 골라서 준비해주시면 됩니다.
STEP 8/9
미리 무쳐놓으면 채소에서 물이 나와 흥건해져 보기 싫으니까 채소와 도토리묵은 양념장과 따로 놔두시고 각자 덜어서 먹으면 좋겠죠? 사진에 나온 묵은 500g정도 되는 양인데 둘이서 배불리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도 저 묵의 2배가 조금 넘는 양의 묵이 더 남아서 담날 또 먹었네요.
STEP 9/9
씻어서 손질해놓은 채소가 남았다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남은 도토리묵을 더 썰어서 또 먹으면 되겠네요. ^^
도토리묵은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꺼내도 청포묵처럼 푸석해지는 느낌이 없어서 뜨거운 물에 데칠 필요 없이 그냥 꺼내서 바로 잘라 먹어도 괜찮습니다.
요즘은 맛집으로 알려진 곳도 사람들이 자꾸 찾으니 양념이 점점 달아지던데 전 설탕맛 나는 양념은 싫어서 살짝 감칠맛만 나라고 식초와 꿀만 소량 넣었기 때문에 먹으면서 달거나 시다는 느낌은 전혀나지 않으니 입맛에 따라 가감하셔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