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 회를 사면 회를 뜨고 남은 머리와 몸뼈를 서더리라고 하죠. 가락시장에서 회를 떴는데 서더리를 챙겨 달라고 했더니 다른 사람이 안챙겨 간 서더리까지 넉넉하게 챙겨 주셔서 서더리를 넣고 미역국을 끓였어요. 봄에는 도다리 미역국이라면 가을엔 제철 광어 미역국이 제맛이겠죠. 광어가 요즘 제철이라 기름지고 알도 있어서 미역국을 끓여 놓으니 가자미나 도다리 미역국하고 맛은 똑같더라구요. 사골 국물처럼 뽀얗게 우러난 국물에 싱싱한 서더리라 바다내음도 나고 미역국 특유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도 나요. 가자미 서더리로 매운탕을 끓여도 맛있지만 미역국은 맛이 순하고 고소하고 진해서 더 맛있는 거 같아요. 제철 신선한 재료는 어떤 요리를 해도 맛있을 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광어 회를 뜨고 남은 재료라 신선도가 좋아서 미역국을 끓여도 비린맛이 없고 시원하고 구수한 맛이 나요. 미역국은 언제 먹어도 든든하고 힐링이 되는 요리인거 같아요. 생일에도 먹고 출산하고 나서도 먹고 생명과 회복과 연관되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하구요. 뽀얀 국물이 고기 미역국과는 또 다른 깊이와 감칠맛이 있어요. 회를 먹고 나서 부속물로 나오는 서더리는 매운탕보다 미역국에 양보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