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막내라 큰 외삼촌 과는 28살 차이가 나고 둘째 외삼촌 과도 꽤 많은 나이 차가 있기 때문에 외삼촌들은 내 할아버지 뻘이셨으며 지금은 이미 세상에 살아 계시지 않는다. 먹지도 잘 못하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던 20대 초 중반 시절에도 나는 이상하게 몇 종류 튀김과 야채 전을 부칠 줄 알았는데 그 둘의 조합은 어떤 조합이며 어쩐 연유로 내가 그 요리들을 하게 되었는지는 기억에도 없다. 다만 둘째 외삼촌이 내가 해 드리는 이 전을 유독 좋아하시어 방문할 때 부쳐다 드리면 맛있다고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음식이란 것은 때로는 추억이 묻어 나는 그런 것인 것 같다. 아빠가 좋아하시던 간장 게장이라던가 입이 짧고 편식하는 내가 치킨을 먹으면 알뜰하게 뼈에 붙은 것을 먹지 않는다고 타박하던 친구의 기억 같은 거 말이다. 실제 냉털 야채로도 만들어지는 이 전은 내가 특별히 옥수수를 좋아하기 때문에 늘 즐겨 넣곤 하는데 그것이 포인트로 톡톡 터지는 옥수수의 질감이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깻잎의 향긋함이 화룡점정을 찍어 주며 어느 반찬 없는 날의 즐거운 기억이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