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도 없고 고단한 삶도 없는 곳으로 갔지만 십년 넘게 만나지 못했고 문득 문득 보고 싶었었는데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를 건네지 못한 것이 나는 후회가 되었다.
이제는 많이 보고 싶었었노라고 말해 줄 수 없게 되었다.
제법 철이 일찍 들었던 나는 어릴 적부터 내 감정 상태를 타인이 다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폐쇄적이고 표현이 없는 사람인데도 보고 싶다고 고맙다고 때론 미안하다고 이야기 하며 살아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미크론에 걸린 친구 집사님 집 앞에 국 한통과 자잘한 반찬 한두 가지를 가져다 놓고 돌아 나오며 엄청나게 우렁차게 우는 휘파람새 소리와 가지 끝에 앉았는 머리 깃이 예쁜 빨간 새 한 마리를 한참 올려다 볼 수 있는 행운을 건졌다.
좀처럼 한 가지에 오래 앉아 있지 않아 스치듯 잠깐씩 밖에 볼 수 없는 아쉬운 녀석이었는데 말이다.
세상의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아프거나 힘들면 걱정이 되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을 위해 국 한 통이라도 끓여다 주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정말 큰 행운인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돌아 온다.
리듬체조하다 생뚱맞게 요리하는 여자, 푸드 칼럼니스트 in Canada https://www.youtube.com/channel/UCy0NmtPgsPDPaREaxZF_Q6g
배추 줄기가 두꺼우면 칼등으로 살짝 두들겨 사용해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