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인스턴트 냉면 육수/비빔장을 안먹거든요. 그래서 물냉면을 먹으려면 육수를 직접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보통일이 아니잖아요. 주로 열무물김치나 동치미국물을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그러다보면 고기가 좀 땡겨서 뭔가 부족하다 싶었는데 언제 한 번 닭곰탕 먹고 남은 국물과 고기를 또 먹기가 싫어서 초계면을 토대로 초계냉면을 만들었더니 아주 좋더라구요. 저희는 늘 닭곰탕을 먼저 먹고 남은 국물을 냉장실에 넣어뒀다가 다음날에는 초계냉면을 해 먹습니다. 담백한 거 좋아하시는 분들 입맛에는 잘 맞을 듯 싶네요.
작은 닭은 찾아보기가 힘들어서 늘 그냥 이렇게 토실토실 커다란 애들을 사용합니다. 그나마 그 중에 제일 작은 걸로 고른다고 골라도 거기서 거기니 음식하고나면 늘 남고, 남은 거 그대로 먹기 싫어서 고민하다가 탄생한 남은 음식 활용 레시피이기도 하지요.
닭을 깨끗이 씻어 껍질 벗겨내고 지방도 최대한 제거해준 다음 한 번 더 씻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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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솥에 같이 끓일 재료들을 바닥에 깔아놓습니다. 딱히 양을 꼭 정해진대로 써야하는 건 아니지만 대추는 너무 많이넣으면 색이 벌겋게 되고 국물 맛이 들큰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10개를 넘기지 않도록 넣어줍니다. 삼계탕 재료 파는 거 보면 엄나무가 간혹 들어가 있던데 저는 집에 뽕나무가 있어서 그걸 넣었어요. 당뇨에 좋다고 하니까 넣은거고 냄새 잡는 데에 효과가 있는 건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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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료 위에 손질한 닭을 넣고 닭이 잠기도록 찬물을 채워넣고 굵은 소금이나 꽃소금을 두세꼬집 뿌린 뒤 불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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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크기가 넘 빠듯하면 끓으면서 핏물이 거품으로 올라와 가스렌지에 다 넘치는 수가 있으니 이렇게 부글부글 끓어오를 때까지는 뚜껑 열고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불순물 거품을 좀 국자로 퍼내시고 불을 중간으로 줄여놓은 다음 뚜껑을 삐딱하게 걸쳐서 닫아놓고 50분가량 끓여줍니다.
강불>중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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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이 삐딱하게 열려있었던 만큼 국물도 수증기로 날아가 줄어들기도 하니까요, 중간에 물을 약간씩 추가해주셔도 좋아요. 저희집은 국물을 좋아해서 물을 중간에 조금씩 추가해주었답니다. 냉장상태의 닭을 손질해서 사용할 경우, 대략 50분가량 끓이면 속까지 다 익어요. 누런 기름은 국자로 걷어서 버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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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집게같은 걸 이용해서 큰 그릇에 옮겨 식히고 국물은 체반에 받쳐 걸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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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힌 닭은 위생장갑 끼고 양손으로 열심히 뼈를 발라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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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발라낸 고기는 마지막으로 잔뼈가 없는지 확인해서 반찬용기에 옮겨놓습니다. 저는 다시 국물에 넣어 닭곰탕으로 먹고 남은 것을 다시 걸러놓은 것이라 살바르고 난 직후와 그릇에 옮겨담은 것이 색이 살짝 달라요. 닭곰탕으로 먹을 땐 국물에 파송송 뿌리고 후추가루 톡톡해서 먹으면 끝내주죠. 그 사진은 생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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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러서 남은 국물도 역시 반찬용기에 옮겨 냉장실에 넣어보관합니다. 살얼음을 원하시면 초계냉면 먹을 부재료를 준비할 때 냉장되었던 육수를 냉동실에 옮겨 넣어두시면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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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삶는 법은 다 아시죠? 냄비에 계란 담고 찬물 부어 끓어오르기 시작한 시간으로부터 6-8분정도 지나면 반숙되고요, 10분에서 12분사이는 적당한 완숙입니다. 그 이상하면 흰자와 노른자 사이에 검록색의 이상한 물질이 생기죠. 황화철인가 뭐시깽이라고 예전에 가정시간에 배운 것 같은데... 뭐래...ㅡㅡ; 하여튼 별로 좋은 건 아닌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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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익은 달걀은 찬물에 풍덩~ 해야 껍질이 잘 까진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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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료 중 나름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식초5T+꿀6T+고운소금1/4t 넣어 녹을 때까지 잘 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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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을 예쁘게 하기 위해 당근이나 게맛살, 오이나 피망을 채썰어주시고 계란은 식은 뒤 껍질을 까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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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사리를 제품 뒷면 안내에 따라 익혀서 찬물에 여러번 헹궈 전분기를 없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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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되었던 육수를 이것저것 천천히 준비하면서 냉동실에 30분가량 뒀더니 살얼음이 많이 얼었어요.
중요한 포인트, 이 때 육수간을 꼭 보셔야합니다. 왜냐면 닭곰탕으로 따뜻하게 먹을 땐 좀 싱거워도 먹을만하지만 차가운 냉면이 싱거우면 이상하게 모든 맛이 겉도는 느낌이거든요. 간을 본 뒤, 싱겁다면 국간장으로 간을 맞춰주세요. 살짝 짤듯말듯 해야 나중에 면과 다른 부재료랑 다 같이 섞였을 때 싱거워지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