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입맛을 가장 많이 닮은 큰 딸이 아빠와 집에서 빈대떡 부쳐서 막걸리 한 잔 하고 싶은 맘으로 레시피 올립니다. 결혼하고 명절에 빈대떡 부칠 때마다 아빠가 좋아하시는 거라 언제 한 번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는데 아직 한 번도 못해드렸네요. 녹두와 숙주가 성질이 찬 음식이라 더운 여름에 잘 어울려요. 여름 장마철에 해 먹으면 딱일 것 같아요.
숙주는 끓는 물에 데치고 고사리는 삶아줍니다. 녹두+맵쌀은 밥할 때 쌀 씻듯이 씻은 후 차가운 생수를 넉넉히 부어 4시간 이상 불립니다. 녹두가 스테인레스 용기에 닿으면 더 잘 삭는다고해서 플라스틱 대야(?)에 불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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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시간 가량 불려진 녹두+맵쌀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이 녹두 불린 데에 찹쌀가루를 넣으시는데 원래는 쌀을 함께 넣고 불려 전분기를 더해주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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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려진 녹두를 갈아야하는데요, 간녹두의 농도가 녹두빈대떡의 승패를 가르기 때문에 물의 양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물의 양을 정확하게 계량하기 위해 소쿠리에 옮겨 물을 모조리 빼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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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과정도 중요해요. 블렌더에 물 1컵(240ml)만 먼저 부어주세요. 귀찮다고 물이랑 불린 녹두 한꺼번에 넣고 갈려고 하면 잘 갈아지지 않아서 물을 더 넣게되고, 그러면 결국 망합니다.
STEP 5/19
국자로 불린 녹두+맵쌀을 두 국자정도 떠서 블렌더 속 물에 넣고 뚜껑닫고 갈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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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물이 많으니까 잘 갈아집니다. 한 두 국자 정도 더 넣고 또 뚜껑닫고 갈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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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그럭저럭 갈아지죠? 한 두 국자 더 넣고 또 뚜껑닫고 갈아줄건데요 슬슬 뻑뻑해지면서 잘 안 갈아지려고 폼 잡을거에요. 그럴 땐 블렌더를 앞뒤로 흔들면서 갈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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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두 국자 더 넣고 갈아줘야 하는데요 점점 지 혼자 갈아지려고 하지는 않을겁니다. 이제 뻑뻑해져서 뚜껑없어도 위로 튀어나오는 거 없으니 플라스틱 숟가락으로 윗부분을 휘휘 저으면서 블렌더로 갈아주시면 잘 섞이면서 골고루 곱게 갈아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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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갈아진 녹두입니다. 이제 소를 준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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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고사리를 베보자기를 사용해서 최대한 물을 꽉 짜낸 뒤, 너무 길지 않도록 듬성듬성 잘라줍니다.
STEP 11/19
김치 1/2포기 두 개 최대한 큰 걸로.. 혹여 작으면 1/4포기 더 체에 걸러 국물 흐르지 않도록 하고
STEP 12/19
손으로 꽉 짠 다음 칼로 잘게 썰어주고 베보자기에 넣어 한번더 최대한 국물을 짜내주세요. 김치가 생각보다 국물이 많이 나와요. 손으로만 짜면 나중에 계속 물이 나오니 베보자기없으시면 페이퍼타올이라도 사용하셔서 꽉 짜주셔야합니다.
STEP 13/19
데친 숙주도 마찬가지로 베보자기나 면보를 이용해서 최대한 물기를 제거합니다. 간 돼지고기까지 준비하면 모든 속재료가 준비끝. 모든 재료들이 부피가 비슷하죠? 두 손안에 간신히 잡히는 공 크기 정도라고 보시면 딱 맞습니다.
STEP 14/19
물기 짜내느라 뭉쳐있는 재료들에 소금, 후추, 참기름 넣고 살살 풀어주면서 같은 재료끼리 말고 서로 다른 재료들과 사이좋게 어우러지도록 잘 섞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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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떡 속에 들어가는 소가 완성되었습니다.
STEP 16/19
간 녹두에 속재료를 넣고 속재료에 간녹두를 묻히는 느낌으로 잘 버무려주세요.
STEP 17/19
혹시 속재료의 물기를 잘 제거하지 않아 반죽이 너무 묽다면 임시방편으로 쌀가루를 넣어 농도를 조절해주세요. 묽으면 부칠 때 모양을 잡을 수도 없고 뒤집다가 다 찢어져요.
STEP 18/19
부칠 땐 후라이팬을 충분히 달궈주시고, 기름도 넉넉히 둘러주셔야 합니다. 녹두빈대떡은 너무 얇으면 맛이없죠. 적당히 두툼하게 부치시되 타지않고 속까지 잘 익도록 중강불에서 충분히 익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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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입니다. 초간장에 찍어서 드시면 간이 딱 맞아요.
한꺼번에 다 안드시게 될 경우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냉장실이나 냉동실에 넣어 두셔도 괜찮습니다. 2-3일 이내에 다 드실 경우엔 냉장실에 보관하셨다가 국자로 잘 저어서 부쳐주시면 되고 냉동실에 넣어두셨다가 한참 뒤에 드실 경우엔 하루이틀전에 냉장실로 옮겨 자연해동시켜주신 후에 드시면 맛있게 드실 수 있어요.
평상시 친정엄마가 좋아하는 거였어요
그대로 해드렸더니 감동감동^^
넘맛있다네요
감사합니다~~^^
2021.11.01 19:47
wish
리뷰별점
부모님 살아계실때는 녹두전,만두,냉면을 일년내내 만들어 먹어서, 돌아가시고 나면 안먹을꺼라 했는데, 또 이렇게 만들어 먹고있네요. 저희집은 느타리버섯이 조금더 들어가고, 맵쌀은 안들어가며, 돼지고기는 삼겹살부위를 잘게 채썰어 넣습니다. 녹두전 많이 할때는 방앗간에서 녹두갈아다 썼었는데, 조금씩 만들어 먹을때는 알려주신대로 물조절하며 갈아보니 좋네요. 오늘 뜨거운 여름나기용 저장음식 만드는 날 입니다.
2019.07.04 10:03
쉐프의 한마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하더라구요. 저희집은 시어머니가 시할머님께 배우신 서울 마포 스타일이라네요. ^^ 더운 여름 좋은 음식으로 건강하게 나세요!
2019.07.04 13:34
spspri****
리뷰별점
저희 친정과 레시피가 비슷해요
계량이 가물가물했는데 큰 도움되었어요 감사합니다^^
2018.11.30 21:49
쉐프의 한마디
맛있게 드셨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2018.12.01 09:12
Angel_Lena
리뷰별점
맛있어요. 쌀을 같이 넣어서 불리는 것이 신의 한수인듯....저는 쌀을 좀 많이 넣어서 불렸나봐요. 반죽이 좀 많이 바싹했어요.
2018.10.27 16:03
쉐프의 한마디
조상님들이 원래 그렇게 하셨대요. ㅎ 맛있어보이네요. 후기감사해요!
2018.10.27 22:22
보노보노
리뷰별점
친정엄마가 녹두전을 좋아해서 명절때 남은 고사리 넣고 고기에 먼저 간을 해서 레시피대로 부쳐보았네요 엄마가 당신하셨던 녹두전보다 맛있다하셨어요~~
2018.10.04 18:57
쉐프의 한마디
전 아직 부모님께 못해드렸는데...ㅠㅠ 잘하셨어요~ 짝짝짝
2018.10.04 22:26
일용할 양식
리뷰별점
닭죽 끓여먹고 남은 녹두 불린 것이 있어서 태여나서 두 번 째 붙여보는 녹두 빈대떡이라서 레시피보고 했습니다 고사리는 없어서 빼구요 ㅡ그래도 참 맛있었습니다 ㅡ큰 아들이 팔아도 될 만한 맛이라고 합니다 ㅡ감사해요
2018.05.17 18:53
쉐프의 한마디
와... 팔아도 될 맛이면 정말 맛있었단거네요~ 감사합니다!
2018.05.18 09:29
no1susie
리뷰별점
진짜 맛있게 먹었어요~~ 한국에서 먹던 맛 그래도 먹고 싶어서 해봤는데 역시 제대로 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