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냉이 1봉지를 샀는데 양이 꽤 많더라구요. 냉이는 다듬고 흙털고 겨우내 쌓인 먼지들을 털어내는 게 손이 많이 가는데 시장에서 산 냉이는 세척과 손질이 거의 다 되어 있더라구요. 아마 하우스로 대량 재배한 냉이인가 봐요. 별로 손질 할 게 없어서 잎과 뿌리가 만나는 지점의 검은 부분만 도려 내면 검불도 없고 흙도 없어서 손질이 넘 편했어요. 정말 이편한 세상이구나 싶더라구요. 냉이 된장국에 냉이를 넘쳐나도록 잔뜩 집어 넣었어요. 숨이 죽으면 냉이 양이 확 줄어 드니까 욕심껏 넣어도 감당이 되요. 냉이를 많이 넣어서 냉이를 실컷 먹을 수 있어서 좋고 냉이 향을 가득 느낄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된장에 청국장을 반반 섞어서 된장인듯 청국장인듯 청국장 맛이 나는 건강한 요리로 만들었어요. 보글보글 끓는 된장 냄새는 언제 맡아도 푸근하고 건강이 느껴져서 좋은 거 같아요. 예전에 장수 마을 노인분들을 인터뷰한 다큐를 본 적이 있는데 공통적으로 된장을 매일 드신다고 하더라구요. 건강한 된장에 향긋한 냉이를 한가득 넣어서 된장의 맛이 봄을 품었어요. 다시 날씨가 쌀쌀해진 아침 보글보글 된장찌개로 푸근한 밥상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