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김장을 끝내고 나면 내년엔 꼭 절임배추를 사서 해야지 하다가 또 김장철이 되면 고민을 하고 절임배추 폭풍 검색하다가 마트나 시장에 가서 싱싱한 배추 보고 나서는 충동 구매해 놓고 또 배추와 이틀 동안 절이고 비비고 실갱이를 해요. 이런 번민과 갈등속에서도올해도 꿋꿋하게 김장을 했다네요. 하지만 김장이라고 하기도 뭣한게 배추 6포기로 김장을 했어요.^^ 2인 가족이라 김장을 많이 할 필요가 없는데 어르신들은 6포기 김장했다고 하면 웃더라구요. ㅎㅎ 그건 김장이 아니라 그냥 김치 담았다고 해야 되는 거겠죠. 욕심을 안 부리고 딱 6통 담았더니 배추가 통이 적기도 하고 해서 김치통으로 2통 반정도 나오고, 반통 정도는 친구 나눠 주고 둘이 먹기에 딱 좋은 양인 거 같아요. 그리고 김장을 많이 안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요즘은 저장 기술도 좋아지고 농사기술도 좋아져서 4계절 내내 김치거리를 구할 수 있고 김치 냉장고도 일부러 작은 사이즈로 사서 굳이 김치를 많이 해놓고 냉장고인지 김치고인지 모르게 채워두고 있을 필요가 없더라구요. 암튼 긴 여행 다녀오자 마자 열심히 장보고 절이고 해서 만들었는데 오늘 간을 보니 너무 맛있게 되었네요. 시어머니는 김치도 어렵지 않게 뚝딱 뚝딱 만드는데도 넘 맛있어서 김치의 달인 경지신데, 김치 만드는 걸어깨 너머로 오래 도와주다 몇년 전부터 혼자 힘으로 김장하는데 김치를 담을 수록 점점 시어머니 김치 맛을 따라 잡아가고 있는 거 같아서 흐뭇해져요.
커다란 통이나 김장 봉투에 물을 넣고 소금을 넣어 잘 저어 주세요. 배추를 소금물에 한번 담가 적신뒤 배추 두꺼운 줄기 속에 천일염을 뿌려 주며 담가 주세요. 다 담근 뒤 위에 있는 배추 굵은 줄기 부분에도 2-3중 정도 소금을 팍 팍 뿌려 주세요. 소금과 양념을 소심하게 적게 넣으면 김치가 제맛이 안나더라구요.
밤새 (하루 + 반나절) 절여 놓았는데 중간에 위치 바꿔 주면서 골고루 절이고 부족한 거 같으면 소금 한 두줌 더 뿌려줬어요. 배추 두꺼운 줄기 부분을 손으로 휘었을 때 부러지지 않고 부드럽게 휘는 정도로 절여 주세요. 절이는 시간보다 절여진 정도가 더 중요한 거 같아요. 소금물의 농도에 따라 시간은 차이가 나더라구요.
STEP 5/18
배추를 절이는 동안에 파 다듬고 마늘 까고 생강 씻고 무 씻어 놓고 배, 양파 준비해 놓아요.
절인 배추에 밑동쪽 잎부터 속을 집어 넣고 얇은 이파리 부분은 가볍게 쓱 훑어주세요. 양념을 많이 넣는다고 맛있는게 아니라 적당히 넣어야 시원하다는 시어머니 말씀.
STEP 17/18
켜켜이 잎 사이 사이 마다 골고루 양념을 발라 주고 마지막에 오무려서 겉잎으로 야무지게 감싸 양념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주세요.
STEP 18/18
김치통에 밑동 부분과 잎부분을 지그재그로 채워 넣고 마지막에 비닐로 덮은 뒤 뚜껑을 닫아 베란다에서 하루 정도 숙성 시키고 김치 냉장고에 넣어 저장해요. 김치를 다 담고 나서 싱거운 듯 하면 위에 액젓을 약간 (1/2컵 정도 ) 더 뿌려 줘도 좋아요. ( 액젓마다 염도가 다르니 양은 조절을 해야 할 듯 해요.) 김치가 익으면서 국물이 나와 위에 따로 뿌려준 액젓도 고루 섞이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