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집안에 결혼식 같은 대사가 있으면 온 집안이 식당이 되어서 동네 어른들이 여기 저기 분담해 음식을 준비하고, 마당 한 켠에는 커다란 가마솥 걸어 놓고 한 쪽에선 국수 삶고, 한쪽에선 육수 끓이고 온 동네 어른 아이 다 와서 먹곤 했어요. 이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죠~ 잔치국수라는 메뉴 간판만 봐도, 말만 들어도 그 아련한 잔치국수의 맛이 자동반사적으로 떠오르면서 너무 먹고 싶어지더라고요. 잔치국수를 먹을 때는 잔칫날이 아니어도 맛있기도 하고 즐거운 추억 때문에 늘 기분이 좋아져요. 잔치여서 잔치국수 먹는 게 아니라 잔치국수 먹어서 잔치 기분이 나요.^^ 남은 잔치국수 국물은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뒀다가 아침에 계란찜을 만들면 환상의 계란찜이 돼요. 일부러 육수 끓일 필요도 없고 채수가 들어간 육수라 일반 육수보다 훨씬 맛있어요. 먹다 남은 잔치국수 육수는 계란찜에 양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