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 입구 노점상에서 엄나무순 한 팩을 사왔어요. 엄나무는 개두릅이라고도 해요. 산에서 나는 두릅은 참두릅인데 “개”자가 붙은 건 “참”자가 붙은 거에 비해 좀 떨어진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엄나무순도 귀하다 보니 가격도 효능도 맛도 참두릅이나 개두릅이나 비슷한거 같아요. 옛날에 친정 마당 옆에 엄나무순 나무가 있었는데 어렸을 때 엄마가 엄나무순을 요리해 주면 쓴맛이 어린 입맛엔 영 맞지 않아서 맛있는 줄 몰랐어요. 어른 입맛이 되어 보니 쌉싸레한 맛이 속이 편하고 몸에도 좋고 맛있게 먹게 되는 거 같아요. 쓴게 약이다 ~ 또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엄나무순의 쓴 맛엔 참두릅 쓴맛처럼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어 피로회복과 기력회복에 좋다고 해요. 활성 산소를 제거해 주고 면역력 향상에도 좋구요. 액젓 양념과 참기름 양념에 묻혀 쓴맛이 약간 중화된 느낌이고 반찬으로 밥과 같이 먹으면 쓴맛이 훨씬 덜해요. 개운한 뒷맛과 고소한 맛에 자꾸 먹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