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에서 자유 석식이 있던 날, 가이드의 소개로 랍스터를 먹으러 들어 간 레스토랑에서 나온 야채스프는 그 맛이 정직하고 담백했으며 살짝 크리미한 것이 탕처럼 생긴 야채스프를 몹시 싫어 하는 나의 마음에 쏙 들었는데 이 또한 먹는 것도 그저 먹는 걸로 즐기지 못하고 공부로 여기는 나의 나쁜 습성에서 기인한 살펴봄이 있었음을 이 자리를 빌어 야채스프에게 사과하는 바이다.
이국의 도시, 비에 시달린 고단함, 겨울만큼도 아닌데 뼛 속을 파고 드는 싸늘함을 지고 들어간 공간은 약간은 어둠 침침 했고 무명의 악사는 아리랑을 시작으로 아코디언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 분위기에 싸여 나는 그에게 일등으로 팁을 주어 버렸으니 생애를 가로 질러 우리의 마음을 노골 노골하게 만드는 그 무엇이 속속 내 앞에 등장하는 그런 날이 자주 있기를 마음으로 바래 본다.
여행의 좋은 점은 새로운 풍경과 일탈, 그리고 힐링이 있겠지만 무엇 보다도 돌아 온 집이 감사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있다. 고단한 몸을 누일 공간이 있음이 또 한번 감사한 그 날, 찬 바람 이는 텃 밭의 야채들도 갈무리 해야 하겠기에 앞 마당에선 찌글 찌글 못생긴 당근을, 뒷 마당에선 깻잎에 가려 스키니하게 자란 샐러리 한 대를 그리고 마침 Su의 집에서 뽑아온 근대를 다듬어 내 마음에 쏙 들었던 그 야채 스프를 재현해 본다.
리듬체조하다 생뚱맞게 요리하는 여자, 푸드 칼럼니스트 in Canada https://www.youtube.com/channel/UCy0NmtPgsPDPaREaxZF_Q6g
보다 라이트 한 걸 원하신다면 닭육수의 양을 반컵 정도 늘려 주세요.
시판 치킨 브로스를 사용할 경우 염도에 특히 주의하세요.
야채의 종류는 냉장고 사정에 따라 하시면 되어요.
leek는 우리가 잘 사용하지 않는 채소이지만 야채스프와 아주 잘 어울리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