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 없는 총각김치는 묘한 죄책감을 불러 오는데 그 많은 줄기를 버릴 수도 없고 먹기도 싫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느 것을 선택해도 만족스럽지 않은 갈림길에 서게 만든다.
요새 시국도 시국이고 게으름 병이 생겨 평소에도 잘 하지 않던 외출을 거의 하지 않다 보니 본의 아니게 냉장고를 파 먹으며 살게 되었다. 마침 냉동고를 뒤지다 목살을 한 팩을 발견 했는데 이런! 신 김치가 없네 라고 생각한 순간 무만 골라 먹고 남은 신 총각무 줄기가 떠 올랐다.
나의 죄책감과 함께 존재하던 총각무 줄기는 묵은 지 대신 냄비에 들어 가 흐린 날 한 줄기 햇살처럼 저녁 식탁을 장식하며 아름답게 스러져 갔다는 해피 엔딩 스토리~ ㅎㅎ
리듬체조하다 생뚱맞게 요리하는 여자, 푸드 칼럼니스트 in Canada https://www.youtube.com/channel/UCy0NmtPgsPDPaREaxZF_Q6g
흐물 흐물해진 고기가 진짜 맛있어요.
추가되는 야채의 경우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응용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