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시절, 반찬 레파토리가 부족해 사촌언니가 선물해준 나물이 님의 2천원으로 밥상차리기 책을 많이 봤었는데요, 그 중 제 맘에 쏙 들었던 레시피 중 하나가 바로 이 고구마 케이크였답니다. 지금은 고구마 케이크가 큰 유행이 아니지만 제가 대학 다니던 시절만 해도 대히트 대유행에 가격도 엄청나게 비쌌거든요. (참으로 옛날 사람...ㅋㅋ)그걸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해서 몇 시간이 걸려 낑낑거리며 만들고 시부모님께 대찬사를 받았더랬는데, 레파토리가 늘어난 지금은 귀찮아서 늘 쉽게쉽게 만들려고만 하다보니 고구마 케이크를 만들지 않은지가 벌써 몇 년인지 몰라요. 마침 큰 아이 생일이었는데 제게 오랜만에 고구마 케이크가 먹고 싶다고 해서 큰맘 먹고 정성스레 만들어봤습니다. 고 나물이님의 레시피를 참고했지만 제가 늘 수정해서 만들던 대로 올려봅니다.
10년 넘게 가족들의 생일이면 늘 생일 케익을 직접 준비하는 지라 케익 시트를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고 이 브랜드 케익믹스 저 브랜드 케익 믹스 많이 써 보기도 했는데, 결론은 가장 덜 달고 맛있는 브랜드의 케익 믹스를 사다가 만들자 입니다. ^^ 미국 사시는 분들이라면 Duncan Hines를 추천해요. 박스 뒤 설명대로 물, 계란, 기름, 케익믹스 넣고 섞어줍니다.
근데 케익 믹스 섞기 전에 오븐 예열부터 하세요. 그래야 다 섞이고 나면 예열이 다 되어 있거든요. 대개 메탈팬 사용시는 325도F(대략165도C)입니다.
케익믹스 시작하기 앞서 가스렌지에 고구마를 물에 삶아주세요. 약 1시간가량 걸리니 미리 시작해야 중간에 기다리는 시간이 좀 줄어들거든요.
STEP 2/17
8인치 파이팬 사용했어요. 쿠킹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실온의 버터를 직접 발라 나중에 케익시트가 잘 떨어져 나오도록 해줍니다.
중요한 것은 2개가 아니고 3개로 나누어 구워야 한다는 거에요. 케익시트 2개로는 케익을 만드는 데에 사용하고 나머지 1개는 체에 갈아서 가루를 낸 다음 케익 데코에 사용합니다.
STEP 3/17
예열된 오븐에 3개로 나눈 케익 시트 반죽을 넣어 구워냅니다. 박스에 3개로 나눌 땐 몇 분하란 얘기가 없는데 오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20분에서 25분 사이 하시면 됩니다. 20분 맞춰놓고 들여다본 다음에 조금 더 구우시던지 빼던지 하시면 되어요.
STEP 4/17
다 구워진 케익 시트는 접시에 거꾸로 엎어서 식혀놓습니다. 겹쳐놓지 마시고 하나씩 따로따로 식혀요.
STEP 5/17
맨처음 케익믹스 시작하기 전에 고구마를 삶기 시작하셨다면 케익시트를 꺼내 접시에 엎어 식도록 준비하고 2-30분 후에 고구마가 다 익을거에요. 물에서 건져낸 고구마는 껍질을 벗겨내고 꿀을 넣어 으깨줍니다. 원래 나물이님 레시피는 고구마 으깬 것을 체에 내리고 버터까지 넣게 되어 있는데, 저는 고구마 씹히는 식감이 좋아 그냥 으깨기만 하구요, 버터는 굳이 넣지 않아도 이미 커스타드 크림이나 생크림 때문에 풍미가 풍부해서 넣으나 안 넣으나 차이가 없어서 안 넣어요.
아직 가스불 켜지 않은 상태에서, 작은 소스팬(냄비)에 노른자 2개, 밀가루 2 밥숟가락, 설탕 2 밥숟가락 넣고 일단 잘 저어줍니다. 밀가루 왠만큼 풀렸다 싶으면 데워놓은 우유를 넣으면서 또 잘 섞어주어요.
STEP 8/17
불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도 잘 섞여요. 어지간히 풀렸다 싶으면 그 때 불을 올려줍니다.
STEP 9/17
온도가 올라가면서 밀가루가 점점 엉기다가 나중에 찐득한 크림처럼 된답니다. 그럼 바로 불 끄고 식혀두세요.
STEP 10/17
커스타드 크림이 식을 동안 헤비크림 500ml에 설탕 2밥숟가락 넣어 스탠드믹서로 휘핑크림 올려줬어요. 핸드믹서도 좋고 직접 거품기로 할 수는 있지만... 전 못하네요. 케익 겉에 바를 것이 아니고 고구마 무스에 넣어 섞을 거라 파는 휘핑크림 사다가 쓰셔도 되겠어요.
STEP 11/17
꿀넣고 으깨놓았던 고구마에 커스타드 크림을 먼저 넣어 대충 섞어줍니다.
STEP 12/17
그리고 거기에 휘핑크림을 4번에 나누어 넣고 섞기를 반복해주세요. 여기서 나물이 님은 생크림을 조금 남겨두셨다가 케익 만들 때 윗부분을 생크림으로 꾸며주셨는데, 그렇게 하면 생크림이 냉장실에서 사그라들기 쉽거든요. 그리고 전 고구마케익에서 고구마무스 맛이 지배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전부 다 고구마 무스에 넣어 섞어줍니다.
STEP 13/17
생크림이 다 섞이고 난 고구마무스는 양이 엄청납니다.
STEP 14/17
다 식은 케익시트 1개 위에 고구마 무스를 양껏 올려주고 또 하나의 케익시트를 1개 더 올린 뒤 또 그 위에 고구마 무스를 양껏 올려주어요.
STEP 15/17
그리고 고구마 무스가 충분히 올라갔다 싶으면 칼등으로 성형을 바르게 해줍니다.
STEP 16/17
케익 만드는 데에 케익 시트 2개 쓰고 남은 나머지 1개는 체에 받쳐 갈아서 가루를 내주시고, 남은 고구마무스는 지퍼백에 넣고 모서리를 살짝 잘라내 짤주머니를 만들어 고구마케익에 데코를 해주세요.
STEP 17/17
케익시트가 너무 촉촉해서 갈아진 가루는 위에만 뿌리고 남은 것은 남은 고구마 무스에 넣고 섞어 짤주머니에 같이 넣어서 사용해주었어요.
전 큰 고구마를 3개나 해서 고구마무스가 좀 남았는데요, 고구마무스 남은 것은 나중에 식빵에 발라 먹어도 맛있고 그냥 그대로 아몬드랑 같이 먹어도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