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겨울이면 생각 나는 음식이 하나 있다...
어릴적에 처음 맛 보았던 도가니 찜.... 아빠가 아빠 친구분과 식사 하시는데 따라가서,
우연히 먹게 된 젤리도 아닌것이, 고기도 아닌것이... 나 정말 젤리 고기라며...
아주 반해서 1주일이면 몇번씩이나 먹곤 했던 도가니 찜...
한국에선 도가니와, 스지를 넣고 수육 무침 처럼 해서 주었는데... 그걸 찜이라 불렀었다...
한국에선 도가니 찜이라 하면, 엄청 비싸다고 했었는데.... 비싸거나 말았거나...
한국을 떠나고 나선... 다시 먹어보지 못했던 도가니 찜... 가끔 그 맛이 넘넘 그리워서,
도가니 탕으로라도 그런 마음을 달래곤 했는데... 언젠가 이모가 미국에 와서 해줬던
수육무침.... 그때 우리는 사태와 스지를 푹 고아서 만들었었다....
미국에선 여기 사람들이 안먹어서 그런건지, 사골, 도가니, 스지 이런것들이 엄청 싸다...
그래서 종종 해먹을수 있는 음식인데, 넘넘 게으른 탓인지, 자주 하진 않게 된다...
그래도 추운 겨울이면, 건강 증진을 위해... ㅋㅋ 사골도 푹 고고... 사골 고을때는 곁다리로,
사태랑 스지 또는 꼬리랑 스지를 같이 고아서 수육처럼도 먹고, 국에 넣어 먹기도 하고,
그 외에 여러 고기 육수가 필요한 음식을 하곤 한다...
오늘은 사골 고으는 김에 곁다리로 만들어낸 수육 무침..
재료 : 푹 고은 사골 국물 적당량, 아롱사태 1 파운드, 스지 1/2 파운드, 마늘 1/2 밥숟가락,
소금 1TBSP, 통후추 갈은것 2tsp, 파 송송 썰어둔것 3 밥숟가락, 당면(옵션)
만들기 :
1> 사골 국물 내기 - 사골을 깨끗이 씼어서, 차가운 물에 6시간 이상 담가 핏물을 뺀다.
핏물이 어느정도 빠졌으면, 사골이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부글 부글 끓으면, 처음 끓여낸 물은
버리고, 사골을 건져낸뒤 그릇을 깨끗이 닦고 사골을 다시 넣고 물을 사골 양의 4배정도
부은뒤 중간 정도 불로 8시간 - 12시간 푹 고아내면 된다. 1번 고아낸 육수를 다른 그릇에
옮겨 담고, 2번째 다시 8시간 - 12시간 중간 불로 푹 고아낸 육수를 1번 육수와 섞어서 먹으면,
더욱 진하고 맛있는 사골 육수가 된다. 보통은 3 - 4번까지 사골 육수를 고아낸다...
2> 아롱사태와 스지는 깨끗한 물로 씻어서 잠길 정도로만 물을 붓고 처음 끓여낸 물은 버린다.
3> 물을 넉넉하게 부은 냄비에 아롱사태와 스지를 넣고 약 1시간 30분 정도 끓인뒤, 아롱사태를
젓가락으로 찔러 봤을때, 젓가락이 쑥 들어갈 정도면 건져낸다. 너무 푹 삶아지면, 씹는 맛이
없으므로.. 건져낸뒤, 차가운 물로 헹궈내서 쫄깃한 식감을 살려주고 얇게 썰어준다.
4> 스지는 아롱사태를 건져낸뒤에 약 30분간 더 삶아낸다. 스지를 건져서 봤을때 약간 흐들한
느낌이 날정도로... 칼로 썰었을때, 쑥쑥 잘 썰리는 정도가 될때까지 삶아준다.
5> 스지는 뚝뚝 썰어내고, 아롱사태는 얄팍하게 썰어서, 큰 볼에 넣고 마늘 갈은것 반큰술과
소금, 후추, 파를 넣고 조물 조물 섞어준다.
6> 조물 조물 무쳐놓은 수육을, 잘 식지 않는 옹기나, 무쇠 그릇에 옮겨 담고, 사골 육수를 3국자
정도 약간 자박하게 잠기는 정도로 부어서 살짝 끓여준다.
취향에 따라선, 당면을 육수에 살짝 삶아서 곁들여도 좋다.
7> 따뜻하게 데워질 정도로 끓여준뒤, 위에 파 송송 썰은것을 뿌려서 상에 낸다.
상에 낼때는, 식초 간장에 겨자 조금, 육수 조금 섞어서 디핑 간장을 만들어서 같이 낸다.
추운 겨울날이면 더욱 별미인 사골 육수 수육찜... 맛도 좋고... 괘니 건강식을 먹은것 같아
기운이 불끈 불끈 솟는 기분이다....
오늘 저녁내 수육을 삶아 내고 있으니, 우리집 네모와 카이, 자기들을 주려고 삶는줄 알았는지
삶는 내내 내 옆을 지키고.... 썰을라고 고기를 건져내니, 썰어서 달라고 옆에서 울고, 짜증내고
소리지르고... ㅋㅋ 아주 난리도 아니였다... 어찌 고기인걸 알고 맛있는걸 아는지 정말 신기
할 지경이다... 우리가 수육을 다 먹고난뒤, 우리 네모와 카이도 사골 육수에 고기를 조금 말아서
사골국 한그릇 비워주셨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