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와 바다의 봄을 동시에, 쑥 굴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습니다. 지나침이 모자람만 못하단 말이죠.하지만
다다익선(多多益善)이란 말 또한 분명 존재합니다.
맛있는 것, 게다가 몸에 좋은 것.... 많은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굴, 자다가도 벌떡 물구나무 서는 음식입니다. 보통 굴을 사오면 이것도 해 먹고 싶고 저것도 해 먹고 싶은데
대개는 초장 찍어 회로 먹다보면 금새 사라지는게 굴이죠. 소주와 함께....
그런 굴이 기쁘게도 너무 많아서 앞으로도 먹고 옆으로도 먹고..
드디어 먹고 싶었던 굴전도 만들었습니다.
오늘도 눈이 많이 곳이 있지만 마음은 이제 봄이죠.
봄이 주는 마지막 선물 굴과 첫번째 선물 쑥을 함께 넣어 전을 만듭니다.
씻어 물기를 뺀 굴과 다져 놓은 쑥에 밀가루를 범벅해 놓습니다.
반죽과 잘 융화도 될 뿐더러 기름이 튀는 것을 방지합니다.
밀가루, 계란에 물을 부어가며 반죽 농도를 조절합니다.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의 묽기로 준비합니다.
다진마늘과 소금도 약간 넣어주고요. 강력분을 사용하면 글루텐이 형성될 수 있어 바삭하지 않기때문에
박력분을 사용하구요. 부침가루를 사용하면 더 간편합니다. 마침 박력분이 없어 강력분을 사용했습니다.--;;
남자는 박력있는 남자가 좋을까요? 강력한 남자가 좋을까요?
밀가루 옷을 입은 굴과 쑥을 반죽에 잘 섞구요.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한 숟가락 씩 떠 넣어 지집니다. 지글지글~~~
굴전이 바벨탑처럼 쌓여만 갑니다.
슬슬 한 숟가락씩 지지는게 지겨워지면...
한데 붓고 크게 부칩니다. 잘 뒤집는게 관건이죠~ㅎ
기름 냄새에 질려갈때 즈음, 드디어 굴전이 모두 완성 됐습니다.
간장에 다진파와 고춧가루, 식초를 넣고 양념장도 만듭니다.
식초는 양조식초보다 홍초나 미초같은 희석용 과일발효식초를 사용하면 설탕을 안넣어도 되고 맛도 더 좋습니다.
굴과 쑥은 각자 그 향의 개성이 강해서 자칫 서로의 풍미를 해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지만
막상 먹어보니 두가지 맛이 번갈아 다 살아나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어 만족스러운 맛을 내줍니다.
강력분 반죽도 나름 존재감을 확실히 나타내는 것이 그리 나쁘지 않네요.
슬그머니 왔다가 금새 사라질지 모르는 봄. 식탁 위, 또 뱃속에서 좀 더 오~래 머무르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