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인 태줄처럼 연결되어서 엄마의 추억을 소환하는 음식~
보름날은 어렴풋한 엄마의 추억이 그리워서 꼭 해보고 싶어지는 음식이 있는데 그건 바로 보름 복쌈이예요.
호랑이 담배필 적 얘기같은데 보름 전날 밤에 엄마는 가운데 달래장을 넣고 동그랗고 커다란 주먹밥을 만들어서 김으로 감싼 다음 소쿠리에 한가득 넉넉하게 담아 놨어요.
이웃이나 다른 사람이 와서 먹을 수 있게요.
요즘은 도둑이 들까 문을 꼭꼭 걸어 잠그는 세상이지만 옛날 시골은 대문을 걸어잠그지 않고
이웃끼리 오고 가고 했었어요.
보름 전날 밤에 친구들이랑 이집 저집 부엌에 살금 살금 들어가 복쌈을 먹는 일종의 놀이였어요. 나도 친구집 찬장에 복쌈을 먹으러 가고 친구도 우리집 복쌈을 먹으러 오고~
제 생각에 아마 부모님 세대에 배고픈 이웃이나 나그네를 위한 배려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아니면 친한 이웃끼리 짜고 그러셨는지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한테 물어볼 수가 없으니
저도 궁금한 채로 남아 있어요.
어렴풋한 추억과 엄마랑 같이 커다란 (어린 시각으로 그 크기가 더 크게 기억되는 거 같기도 한데) 주먹밥을 만들던 추억이 그리워서 보름 복쌈을 만들었어요.
엄마처럼 투박한 복쌈은 아니고 제가 제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좀 더 모던하게 만든 보름 복쌈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