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엄마가 밀가루를 직접 손반죽하고 밀대로 밀어 손칼국수를 만들곤 했어요. 신나서 칼국수를 맛있게 먹을려고 앉았는데 위에 맛없는 초록 애호박이 한가득이어서 애호박을 골라 치우느라 칼국수를 제대로 못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같았으면 황송해서 두그릇도 먹었을텐데 말이죠. 이제는 애호박이 냉장고에 거의 끊이지 않는 야채 중 하나가 되었어요. 애호박의 애 자는 사랑 애 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야채예요. 식감도 색감도 맛도 너무 좋아서 여러가지 요리에 활용하게 되요. 오늘은 애호박을 가득 넣고 백종원표 애호박채전을 만들었어요. 전날 장보면서 주말이라고 막걸리 한병 사다 놓았다죠.^^ 다 계획이 있었다는~ 애호박에 건새우를 넣고 깻잎을 넣고 밀가루대신 전분가루를 넣고 반죽을 해서 부치니 바삭하고 고소한 맛과 새우향 깻잎 향이 넘 좋더라구요. 커다란 부침개를 뒤집는데 허비가 뒤집개를 건네 더라구요. 거절하고 프라이팬에 접시를 대고 능숙하게 착 뒤집어 접시에 담고 다시 미끄러뜨리듯이 프라이팬에 옮겼더니 그런 거 첨 보는 허비가 마술쇼 보듯이 감탄하더라구요.^^ 당황하지 않고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고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서요.^^ 별거 아닌 걸로 잠깐 으쓱해졌어요 .ㅋㅋ 애호박쇼 끝내고 먹걸리 한잔 치얼스! 애호박채전 먹으면서 정말 백종원님은 요리천재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넘 맛있어요. 준비한 막걸리와 애호박채전을 셋팅하고 전에 담아 놓은 양배추 피클을 같이 곁들였더니 양배추 피클 간장에 전을 찍어 먹고 새콤 달콤 양배추 피클로 뒷맛을 정리하니 환상적인 조합이더라구요.
채썬 애호박과 당근을 볼에 담고 소금을 1/3스푼 정도 넣고 잘 섞어 주고 20-30분 정도 절여 주세요. 저는 굵은 천일염을 넣고 절였더니 잘 안녹아서 나중에 골라 건져 내야 했어요. 소금기를 헹구지 않고 바로 반죽할 거라 잘 녹는 꽃소금이나 가는 소금을 넣고 절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