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한국에 나가 있어 요 몇 달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 지하부터 2층까지 종횡무진 혼자 누비며 오랜만의 자유를 누리노라니 주변에선 심심해서, 외로와서 어쩌냐며 무섭진 않은지 걱정을 한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혼자 사는 이 생활이 얼마나 평화로운지 모른다. 아이들이 다 컸기 때문에 평소에도 끼니를 각자 해결하는 일이 많긴 하다. 그렇다 해도 아무래도 신경이 안 쓰이는 건 아닌데 집에 사람이 없으니 먹는데 도통 열의를 내게 되지 않는다. 자꾸 아무렇게나 찔끔 먹다 보니 내가 생각해도 참 영양가 없는 식사가 계속된다. 단백질 좀 챙기겠다며 겨우 계란이나 두부에 의존해 본다. 두부를 으깨 고슬고슬하게 볶아 잡곡밥 쪼금 섞고 김장 김치 잘게 잘라 함께 볶고 영양 좀 더 챙겨 보겠다면 김까지 부수어 넣으니 탄수화물은 줄였네~ 단백질도 섭취했네~ 싶은 기분 좋은 한끼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