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무가 달고 맛있다며 가을이면 한 박스 두 박스씩 무를 말려 무 말랭이를 만든다. 올 가을엔 사과 농장을 두번씩이나 다녀 와서 백 가득 채워 온 빨간 사과를 말려 사과 말랭이를 만들었다. 철철이 엄마에게 보낸다며 야채를 종류별로 잘게 잘라 말려 밥에 두어 먹을 수 있는 야채 말랭이를 만든다. 집에 먹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도 양파를 살 때면 10파운드짜리로 사 들여 어랏! 양파가 남네..하며 양파를 말린다. 때로는 여러 과일을 말리거나 육포를 만들기도 하니 건조기가 쉴 틈이 없다. 어느 날 말린 것들을 소중히 팩킹하다 보니 말리는데 진심인 나를 발견한다. 전기세를 절약한다며 7시가 넘어야 빨래도 시작하는 주제가 한 낮 전기세도 두려워 않고 몇 날 며칠 무언가를 말리고 있으니 이런 정성과 열정, 성의와 열심을 가지고 돈 되는 일을 했다면 큰 부자가 되었지 않았겠나 싶다. 어쨌거나 무 말랭이, 사과 말랭이, 양파 말랭이 등 모든 말랭이는 고추 가루 조물 조물 해서 무쳐 놓으면 어찌 이런 맛있는 것들이 있는지 그 맛이 부자이니 그걸로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