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위를 부여 잡고 밤새 나쁜 꿈에 시달리다 잠들기 전 만큼 고단한 몸으로 잠에서 깬 아침, 더 잠을 청해 봐야 쉬이 잠들지 않겠기에 몸을 일으킨다. 커피 한 잔 뽑으러 부엌에 내려 갔는데 보니 설거지가 잔뜩 쌓여 있다. 얼른 프로 바이오틱 한 봉을 삼키고 커피 캡슐을 꽂아 놓은 채 수세미를 집어 들었다. 하나, 두울, 셋…. 정확히 13개의 컵과 4개의 냄비를 씻어 엎고 나니 번쩍하고 나의 게으름이 느껴졌다. 무얼 꼭 먹어야 한다면 주먹밥 만큼 게으를 수 있는 식사가 또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