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장 볼 때 엄청 초록빛의, 굉장히 설익은(?) 아보카도 두개를 집어왔다. 딱히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고, 식탁 위에 두면 한 사나흘 뒤엔 익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날이 따뜻해져서 그런지) 그음방 확 익어버렸다. 아보카도는 딱 먹기 좋을 시점을 잘 캐치해야 하기에.. 아보카도를 내가 요리한다는 느낌보다는 아보카도님의 눈치를 잘 보다가 요리해 드려야 한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매력을 알고부턴 나도 남편도 (많은 사람들처럼) 아보카도 홀릭이 되어 버렸다~
여튼, 마음이 급해지기도 (하고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해서,아보카도를 넣어 오랜만에 아침을 하기로 했다; 남편이 동네 맛집 빵집에서 딱 하나 남은 치아바타도 집어 온데다가 얼마 전 요리에 쓰고 남아 냉동보관 해 놓은 가지와, 시금치도 적당한 양만큼씩 있어 이들을 총동원해 파니니를 구워보았다.
아보카도 가지 시금치 파니니:
치아바타 1개, 아보카도 1개 (빵에 빼곡히 올렸는데도 조금 남았다; 약 0.8개 가량 씀), 가지 썰어서 얼려둔 것 약간, 시금치 데쳐서 얼려둔 것 한 줌가량, 모짜렐라 치즈 한 줌 정도,
시금치 양념-발사믹 식초 약간, 간장 약간, 올리브유 넉넉히
스프레드-마요네즈+홀머스터드 & 토마토소스 3T정도, 다진마늘 1T, 올리브유
[불 쓰는 건 가지 살짝 익히는 것과, 토마토소스 한번 볶아주는 것, 그리고 다 조립 후 파니니 굽는 것]
얼렸던 치아바타, 가지, 시금치, 모짜렐라 치즈 전날 밤 꺼내어두기 --> 치아바타는 반으로 갈라 안쪽에 버터 살짝만 발라 안쪽만 약간 구워 준비해 둔다 --> 가지는 발사믹 식초와 간장을 약간씩 (1:1로) 버무리다가 올리브유 넉넉히 두른 뒤 팬 약불로 한두번씩 뒤집어 구워주기 (가지에 살짝 간이 벨 정도씩만 뿌렸고,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줌), 굽고 키친타올에 올려 식혀두기 (굽다가 발사믹 식초가 너무 약한 것 같아 조금씩 더 뿌려주었다) --> 올리브유에 다진마늘 약간 볶다가 토마토소스 넣어 마저 볶아 걸쭉하게 만들어두기 (생각보다 토마토소스 볶는게 여기저기 많이 튀어 고역;;) --> 이제 조립할 차례: 빵 한쪽에는 마요네즈+홀머스터드 (1:1) 섞은 스프레드 바르고, 한쪽에는 위에 볶은 마늘 토마토소스 바른 뒤 --> 아보카도 잘라 빼곡히 올리고, 가지 올리고, 시금치 먹기 좋게 잘라 물기 꼭 짠 뒤 촘촘히 올리고, 모짜렐라치즈 듬뿍 올려 (자꾸 옆으로 흐르는데 잘 쌓는게 관건!) 나머지 빵 덮어 마무리 --> 그릴 팬에 살짝 버터 바르고 앞뒤로 꾹 눌러 그릴 자국 내 주기 (안타게 조심! 중간에 옆구리도 한번 구워줬더니 치즈가 잘 녹았다) --> 한김 식혀 유산지로 싼뒤 반으로 자르기 !
브런치 집 가면 파니니에 일렬로 가지런한 그릴 자국이 탐나서, 주방을 다 뒤져보았는데 한 번도 안쓰던 (친정엄마가 생선구워먹으라고 장만해주신) 저 양면 팬 딱 하나에 줄무늬가 있었다. 꾸욱 눌러 익히다 자칫하면 태울뻔했는데 그 직전까지 빠삭하게 구워져서 다행이었다.
또 하나 깨달은건 토마토소스를 팬에 익힐 때 굉장히 사방으로 튄다는점; 살짝 당황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하는 저 부슬거리는 모짜렐라치즈 말고 통으로 잘라 쓰는 모짜렐라 치즈가 있으면 훨씬 풍부하게 올릴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욕심의 반정도밖에 못올렸는데 마구 옆으로 흘러내려서 아쉬웠다..
구운 직후에는 마치 바로 먹으면 입천장이 데일 것 같은 비주얼이었는데 한김 식혀 먹어야 해서..다음번엔 굽자마자 바로 한 번 먹어보고 싶다~
여튼, 맛나게 먹은 아침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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