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란젓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간단한 양념을 약간 더해주면 더 고급지고 정성이 담긴 밑반찬이 되요. 명란이 워낙 맛의 밸런스가 좋은 재료라서 간단하게 조리해도 맛나요. 명란무침을 만들어 놓으면 밥 한그릇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순삭하게 되더라구요. 짭쪼롬한 명란 알이 톡톡 터지는 듯한 식감과 감칠맛 나게 간을 맞춰 주는 양념처럼 쓰일 때가 많은데 주재료로 밑반찬을 만들어 별미로 먹을 수 있죠. 밥하고 명란젓 무침만 먹어도 맛나요. 다른 재료 올린 덮밥요리에 간을 더할 때도 명란젓 넣고 같이 비벼먹으면 꿀맛이죠. 알이 부화했으면 수십억개의 명태가 되었을텐데 알에서 끝난 생이네요. 수십억마리의 잠정적인 명태를 먹고 있다는 생각으로 먹다 보면 또 새로운 느낌이예요. 하얀 밥 위에 요거 얹어 보세요. 밥을 자꾸 부르는 맛이예요. 명란젓 냉동실에 소분해서 얼려놨다가 먹고 싶어질 때 한두줄씩 꺼내 먹다 보면 잊고 있던 주머니에서 돈을 찾은 거 같이 횡재한 기분이 들어요. 짭쪼롬한 밥도둑이 우리집에 나타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