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국에서 오래 살았어요. 중국의 북경이라는 도시에서 벗어나지 않고 거의 10년을 살다가 왔죠. 그래서 그런지 가끔은 제가 한국사람이면서도 한국이 외국같이 느껴질 때가 있더라고요. 이제 코로나 방역지침도 완화되고 하늘길도 풀렸으니 빠른 시일 내에 가고 싶네요! 제가 하루빨리 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다른 것보다 바로 먹거리 때문이에요. ‘에이, 고작 먹거리 때문에?’ 하실 분도 있으시겠지만 중국에서 같이 동고동락한 유학생 친구들은 거의 동의하는 부분이죠. 오늘은 유난히도 제가 다녔던 학교 근처의 볶음 쌀국수가 생각이 나는 거예요. 흡사 야시장처럼 야심한 시간이 되면 열리는 곳이었는데, 볶음 쌀국수인 차오허펀(炒河粉)부터 시작해서 취두부(臭豆腐), 마라탕(麻辣烫) 등 다양한 먹거리 노점상들이 있었답니다. 전 그중에서 차오허펀을 제일 좋아했어요. 그 가게는 젊은 남자분이 사장님이었는데, 볶음 쌀국수 맛이 좋아서 항상 그 노점식당만 유독 줄이 길었던 기억이 나요. 앗! tmi를 너무 방출해 버렸어요. 얼른 본론으로 넘어갈게요. 좌우지간에 그 볶음 쌀국수가 먹고 싶어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한번 만들어 봤어요. 중국식 볶음 쌀국수 만드는 법 한번 볼까요?
양념재료예요. 오른쪽부터 생추, 노추, 굴소스인데요. 생추는 우리나라 진간장과 비슷하고요. 노추는 아쉽게도 비슷한 것이 없어요. 노추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없으면 진간장으로 대체해 주세요. 참고로 노추는 진한 풍미를 내거sk 색을 내주는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재료랍니다. 노추를 사용하면 캐러멜 색소를 넣은 것 같은 효과를 내죠.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족발가게에서 색을 내기 위해 카라멜색소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네요.
STEP 8/23
볼에 생추(진간장) 1T, 노추 1/2T, 굴소스 1T, 치킨스톡 1/2t 넣고 잘 섞어 주세요.
STEP 9/23
달군 팬에 식용유 3T를 둘러 주세요.
강불
STEP 10/23
계란을 깨서 넣어 주시고요. 계란을 풀어서 넣어도 되는데, 중국에선 대부분 이렇게 하더라고요. 취향껏 해주세요.
STEP 11/23
재빨리 저어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어 주세요.
STEP 12/23
다진마늘 1T를 넣고 볶아주세요.
STEP 13/23
마늘향이 올라오면 샬롯을 넣고 1-2분간 볶아주세요.
STEP 14/23
이어 불린 쌀국수 면을 넣어 주세요.
STEP 15/23
기름을 코팅하는 느낌으로 살짝 볶아주세요.
STEP 16/23
물 1/2C를 넣고 볶아주세요.
STEP 17/23
면이 물을 다 흡수할 때까지 볶아주세요.
STEP 18/23
만들어 둔 양념을 모두 넣어 주세요.
STEP 19/23
잘 볶아줍니다.
STEP 20/23
면이 소스를 다 흡수하면 숙주와 당근을 넣고 2-30초간 볶아주세요.
STEP 21/23
불을 끄고 부추와 쥐똥고추를 넣고 잘 섞어주세요. (쥐똥고추는 처음부터 넣으셔도 돼요. 전 사진 찍는다고 마지막에 넣었어요.)
STEP 22/23
후추를 톡톡 뿌려 섞어주면 완성이에요.
STEP 23/23
그때의 것과 면도 다르고, 재료가 같지 않아 차오허펀 맛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리움을 달래기엔 나쁘지 않은, 꽤 괜찮은 요리였어요. 그리고 짝꿍한테는 별다른 말없이 저녁으로 볶음 쌀국수를 만들어 줬는데, 먹자마자 ‘그때 그 차오허펀 맛집 맛 같아.’ 하더라고요. 어찌나 뿌듯하던지. 노추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으니, 꼭 한번 시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