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 해 전 마침 한국 방문 때 증상이 심해져 가서 바로 한 일이 병원 방문 이었다.
친한 친구의 남편이 대학 병원 척추센터 장이라 친구 찬스를 써서 금방 진료를 잡긴 했는데 디스크로도 부족해 인대파열이라는 진단을 얻고 말았으니 5년 내로 나아지지 않으면 수술이 불가피 하다며 이 통증이 나를 꽤 괴롭힐 거라고 한다.
어린 날부터 종합 병원쯤 되는 부실함을 지닌 나는 주제에 약 먹는 게 싫다며 늘 병원에서 주는 필수약을 엄마 몰래 버리곤 하던 이력이 있는데 이번만큼은 약을 거부할 수 없는 가련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약을 먹으면 살이 좀 찔 거라는 주의를 듣긴 했지만 평생 지나치게 살이 쪄 본 적이 없던 나로서는 그 얘기를 귓등으로 흘려 들었던 모양이다.
몇 십년을 유지하던 평균 체중에서 두둥~ 플러스 12킬로그램을 찍고 나서야 그 이야기가 생각이 났으니 말이다.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는 체중이 되어 통증이 좀 나아졌다는 1/3쯤의 거짓말을 보태 의사와 상의해 약을 끊었다.
그 동안 거짓말처럼 식욕이 돋고 식탐이 생겼던 건 다 약의 영향이었는지 먹던 버릇이 있어 먹긴 하면서도 무엇 하나 맛 있는 게 없다.
반찬을 해 놓아도 버리기 일쑤요, 국을 끓여 놓아도 상하기 일쑤다.
오늘은 종일을 굶고도 무얼 먹어야 할지 도통 떠오르지를 않는다.
냉장고를 뒤지니 양배추 반 통과 계란이 눈에 띈다.
볶음밥이나 해 먹어야겠다.
리듬체조하다 생뚱맞게 요리하는 여자, 푸드 칼럼니스트 in Canada https://www.youtube.com/channel/UCy0NmtPgsPDPaREaxZF_Q6g
양배추는 슬쩍만 익혀 주는게 아삭아삭 맛있어요.
저는 해 놓은 짜장이 있어 함께 곁들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