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러 나가기 귀찮은 마음에 이제는 무언가를 잘 두면 어디 두었는지 깜빡하는 나이인지라 에어팟 2쪽을 현관 신발장 중간칸에 눈에 잘 띄도록 얹어 놓았다.
눈을 치우러 나가던 아들랭이가 엄마 여기에 에어팟 있는거 아시냐고 물어 온다. 케이스 가지러 나가기 귀찮아서 나가는 길에 들고 가려고 눈에 잘 보이게 거기 뒀다고 말해 주었다.
나중에 보니 에어팟 옆에 케이스가 있기에 아까의 대화는 까맣게 잊은 채 어? 이게 차에 있었던 게 아니었나? 했더만 아들이 차에 있기에 가져다 놓았다고 한다.
무심하게, 마치 오다가 줏었다 하며 툭 던지듯 선물을 건낸다는 경상도 싸나이마냥 눈에 띄기에 그냥 가져다 놨다고 하는 폼이 슬며시 웃음이 난다.
나도 세일 한다고 여러 병을 샀더니 짐이 된다며 버터 치킨을 얼른 먹어야 겠다 하고 냉동고에서 닭고기를 꺼냈다. 사실은 아들이 좋아하니 일부러 사다 놓았지만 말이다.
아닌 척 엄마를 생각하는 아들랭이를 위해 오늘은 버터치킨을 더 맛있게 조제해 봐야겠다.
리듬체조하다 생뚱맞게 요리하는 여자, 푸드 칼럼니스트 in Canada https://www.youtube.com/channel/UCy0NmtPgsPDPaREaxZF_Q6g
치킨의 크기는 취향에 따라 조절하세요.
저는 코스트코서 파는 버터치킨 소스를 사용했어요. 아마 건더기는 없고 소스만 들은 시판 제품들이 많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