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도 모르고 누가 먼저 꺼낸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지만 '봄 주꾸미, 가을 낙지' 라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산란기인 이맘때에 자장 쫄깃하면서도 연하다는데요. 더구나 머리모양의 몸통속엔 알이 꽉차있지요.
그런 제철 주꾸미를 돈이 있어도 동네 마트에서는 찾을 수가 없어서 올 봄은 나물이나 뜯어 먹고 살아야겠다.
하고 있던 차, 때마침 인터넷 엄마가 활주꾸미를 한아름 보내주셨네요.
아이스박스 안에서 치열한 몸싸움이 있었나봅니다. 온 몸에 혈흔... 아니 먹물이...
씻는 도중 탈출을 감행하는 녀석입니다. 뛰어봤자 하수구지.... 어디서 들은대로 밀가루로 박박 닦아주었습니다.
눈 아래 요 금색 동그라미가 선명한것이 싱싱한거라 합니다.
밀가루로 닦고나니 미끌미끌한 것이 없어지고 비린내도 사라집니다.
먹물이 나오는 곳입니다. 연속장면으로 보시겠습니다.
먹물주머니로 추정되는 부분입니다만 다른 내장과 붙어있습니다.
자~~ 목욕재개한 주꾸미들입니다. 외계 침략자들을 한꺼번에 생포한 기분입니다.
낙지인지 주꾸미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녀석들의 발육상태는 훌륭합니다.
선택받은 한마리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봅니다. 너무 많이 쪼그라들면 가슴 아픕니다.
겨우 한마리만 데쳐 준비했을 뿐인데 양이 이만큼이나 되는군요.
쌀알같이 생긴 주꾸미 알입니다. 속을 부드럽게 만들고 피곤한 간의 해독에 좋습니다.
고소한 그 맛도 제철 주꾸미를 찾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주꾸미 숙회를 보고 어찌 그냥 먹을 수 있겠습니까. 같이 보내주신 남도의 소주, 잎새주를 한 잔 곁들여봅니다.
요즘 소주들의 추세이기도 하지만 비교적 부드러운 소주입니다.
주꾸미가 커서 한 마리로도 소주 한 병의 안주가 되는군요.
주꾸미는 저지방에 영양소가 풍부합니다. 특히 당뇨와 콜레스테롤을 예방하고 눈에 좋은 타우린 성분이 많고
낙지보다는 부드럽고 꼴뚜기보다는 쫄깃한 감칠맛이 일품이죠. 그런 주꾸미가 제철을 맞았지만 정작 산지에는
수입산이 판을 치고 국산은 눈에 띈다해도 가격이 비싸답니다. 아마 잡히는대로 서울로 다 올라가는 모양입니다.
제철 주꾸미를 가장 온전하고 맛있게 먹는 방법, 아마 살짝 데쳐 먹는게 아닐까요?
알이 꽉 들어찼을때 놓치지말고 맛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