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보다 이른, 아직 주변에 어스름한 빛이 내리고 있을때,
아버지는 산에 오를 준비를 하신다.
쇠로 된 꼬챙이와 신문지를 조그마한 망태에 넣어
젊을적 신었던 군화에 발을 맡기고 부엌문을 나선다.
잠깐 깬 잠속에 다시 빠져드는 어린나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으며 깨어난다.
조그만한 망태속엔
노오란 빛이 너무 이쁜, 꾀꼬리 버섯과
산호모양을 한 싸리버섯과
신문지에 소중이 쌓여진 송이버섯도 보여진다.
제법 실한 놈을 만났을땐,
어머니와 아버지의 대화는,
목소리에 들뜬 마음이 실려있다.
어느산, 어느자락, 어느 나무밑...까지
세세한 얘기를 나누신다.
그 아침, 이불속에서 고개를 삐죽이 내민 어린나...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행복하다....
그 어릴적 생각으로 며칠전 장터로 나섰다.
꾀꼬리 버섯과 싸리버섯 만나러...
송이버섯이야 너무 고가가 된지 오래이고,
선물을 받았을때나 가능한 높은 버섯이 되어버렸으니...
장터를 몇걸음 떼지 않아 싸리버섯을 발견했다.
넘 반가운 마음에...아버지 생각도 간절해지고...
한무더기 보며 두말않고
내 장바구니를 벌렸다.
이렇게 해서 오늘 우리집 밥상엔 싸리버섯이 올라오게
되었다. 넘 오랜만이라 요리법도 까마득하고, 그냥
물에 담가두었던 기억으로, 물에 불렸다. 쓴맛을 우려
내야 한다는 걸 얼핏들은 기억에...
친정엄마에게 부리나케 전화를 넣었다. 볶는법좀 여쭈려고...
왜 오늘따라 전화는 안 받으시는지...
그냥 제 생각으로, 제 느낌으로 한 싸리버섯 볶음입니다.
전 옛생각에, 맛있게만 느꼈습니다. 혹시 궁합이 안맞는걸!!!
하고 느끼시더라도...이쁘게...항상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