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렇게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 아닌데 이 가을은 유난히 코에 바람이 슉슉 들어가야 좋다.
고작해야 1시간 거리 토론토 근교로 단풍 구경이나 갔다 오는 주제에 다녀오고 나면 이삼 일은 컨디션이 좋지 않다.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단풍 때문에 단풍 구경만 두세 차례 다녀오고 마무리로 사과 농장까지 다녀 왔다.
붉은 사과가 주렁 주렁 매달려 있는 사과밭에 처음 가 본 촌 놈에겐 경이로움 그 자체여서 강아지 마냥 사과 밭 이쪽 저쪽을 뛰어 다녔다.
사과 따기는 뒷전이고 사진 찍느라 열 올리는 나를 그러려니 하며 굵은 사과로 골라 따서 내 백을 채워 주는 친구들이 빨간 사과만큼 이뻤던 그 날, 가을 하늘이 시리게도 푸르렀었다.
10파운드를 따 오긴 했는데 나는 사과를 과히 좋아하지 않는다는 함정에 빠졌다.
사과를 좋아하는 아들랭이에게 아침 저녁으로 까 먹여도 사과가 줄어 들지 않아 엄마에게 보내겠다며 건조시켜 칩을 만들고 정과도 만들고 소금 물에 절여 말려 말랭이도 만들었다.
그 말랭이를 불려 무침을 만들었는데… 오메, 이거 머데?
이렇게 맛있기 있기 없기?
사과 따러 한번 더 가고 싶다는 바램이 생겼다~
리듬체조하다 생뚱맞게 요리하는 여자, 푸드 칼럼니스트 in Canada https://www.youtube.com/channel/UCy0NmtPgsPDPaREaxZF_Q6g
당도 낮은 사과를 말렸다면 무칠 때 설탕 약간을 에드해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