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 많은 과일과 채소들로 청을 담으면서도 유독 매실 청은 한번 담아 본 적이 없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시 엄니가 직접 담근 매실 청을 늘 가져다 먹었었다. 늘 보내시니 늘 넉넉했다.연세가 드시니 요새는 만들지 않으시는지 보내 오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날 매실 청이 똑 떨어지고 급기야 생전 처음 마트에 나가 제품으로 나온 그 것을 사기에 이르른다.
아~너무나 맛이 없다. 한번 쓰고는 캐비닛 어디인가에 쑤셔 박아 놓았다. 내 나라를 떠나 살다 보니 우리 나라에서는 흔하고 싼 것들이 귀하고 너무 비싼 경우가 종종 있다. 약식을 만들 때 쓰는 한국산 흑설탕이 그렇고 깻잎이 그러하며 또 매실이 그렇다.
한국에서 2000원이 조금 넘는 흑설탕을 10불 주고 사려면 속이 무척 상한다. 그래서 당장 많이 소용이 되는 것이 아닌데도 견물생심이 생긴다. 자꾸 자꾸 쟁이고 싶다.
음식을 할 때마다 이제는 없는 시 엄니 표 매실 청이 떠오르고 내가 직접 담가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무렵 선물이 들어 왔다. 3kg쯤 되는, 무려 한국에서 직접 담근 매실 청이 말이다.
아쉬울 때 들어 온 매실 청을 보고 흥분한 나머지 올챙이 적 생각 못하고 에피타이저로 그 상큼한 맛이 일품인 토마토 매실 청 절임을 만들었다.
마당에는 로즈마리가 있고 냉장고에는 레몬이 있으며 그리고 나는 매실 청 부자이니까~
리듬체조하다 생뚱맞게 요리하는 여자, 푸드 칼럼니스트 in Canada https://www.youtube.com/channel/UCy0NmtPgsPDPaREaxZF_Q6g
크기가 약간 큰 토마토를 사용했다면 낼 때 잘라서 내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