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져도 먹고 끓여도 먹고 밥에도 넣어 먹었던 굴이 조금 남았습니다.
굴에게 안녕을 고하는 마지막 굴요리.
굴로 감칠맛을 내고 고구마로 풍미를 더한 스파게티랍니다.
부드러운 감칠맛이 일품이라나 뭐라나....
우선 큼지막한 고구마를 반 잘라서 단면에 호일을 씌워 오븐에서 군고구마를 만들어줍니다.
잘 익은 고구마는 속을 파서 따로 준비할거구요. 밤고구마를 사용해야합니다.
스파게티는 소금과 식용유를 넣어 9분 정도 삶아(알덴테) 한 번 헹군 뒤
버터나 식용유에 양파, 다진마늘과 함께 볶다가 우유를 붓고 굴소스를 조금 넣어 간을 해줍니다.
요즘엔 MSG가 없는 굴소스도 있으니까 이왕이면 그게 낫겠죠? 전 백썰나매 굴소스를 사용했습니다.
우유가 끓어 오르면 진짜 마지막 남은 굴을 넣습니다. 땅 위의 우유와 바다의 우유가 만나는 순간입니다.
우유와 굴이 상견례를 마칠때 즈음 고구마를 넣고 잘 섞어줍니다.
고구마는 굳이 체에 내리지 않고 성글게 풀어주는게 적당히 씹히면서 식감이 더 좋습니다.
골고루 잘 버무려지면 속을 파낸 고구마에 담아 냅니다.
올해 집에서 첫 수확한 적무순으로 꽃단장을 했습니다.
굴이 퍼뜨려주는 감칠맛은 모시조개나 바지락으로 맛을 내는 봉골레스파게티의 10배 정도 된다고 해도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자칫 너무 진할 수 있는 굴의 감칠맛을 우유와 고구마가 부드럽고 달콤하게 감싸 중용(中庸)의 맛을 유지합니다.
이쯤되니 이제 바닥난 굴이 더욱 아쉬워지는군요. 진작 이걸 해 먹을걸.....
이따 굴 좀 더 사서 퇴근하려구요~ㅎ
굴과 고구마로 맛과 영양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스파게티, 주말 외식하지 말고 집에서 간단한 특별메뉴로 어떨까요?
부드러운 감칠맛, 굴 고구마스파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