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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의 요리]집에서 천일염 볶기

오늘은 집에서 천일염 볶기를 말씀드릴까 해요.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만약 집에서 음식을 해먹는데 도무지 맛이 잘 안난다 싶으면 소금을 바꿔보라구요.
가는 소금이나 맛소금 말고 꽃소금도 말구요.
굵은 소금 말이에요...
김치 담글때 훌훌 뿌리는 바로 그 굵은 소금...
허영만의 '식객'에도 나오지만 굵은 소금은 반드시 국산으로 천일염으로 구입을 하시는게 좋대요.
그런데 문제는 그런 굵은 소금을 믿고 살 곳이 없다는거죠.
언제부터 이런 기초적인 먹거리조차 믿고 살수 없는 세상이 됐는지 넘 속상하네요... ㅡㅡ;;;
암튼 전 얼마전에 단골 고깃집인 세나무 사장님께 소금을 좀 얻었어요.
왜 고깃집 가서 고기를 먹으면 그냥 그 가게에서 주는 소금만 찍어먹어도 너무 맛있잖아요.
특히나 세나무나 충무로 뚱보나 필동분식 등 몇 곳의 소금은
정말 어디서 구입하나 물어보고 싶을 정도에요.
그런데 대부분 그런 가게들은 전문으로 소금을 구하는 곳이 따로 있고
또 대부분 대량으로 구입을 해서 창고나 주방 한켠에서 간수를 빼는 기간을 갖는다고 들었거든요.
식객에서 보면 어떤 염전을 운영하는 주인 할아버지는 20년 묵은 소금을 갖고 있다는 말을 해요.
손녀가 시집갈때 줄거라면서요...
소금 중의 으뜸은 송화가루가 날리는 5월인가에 만든거라지만
그건 진짜 구할수 없을테니 포기하고^^
세나무 사장님께 얻은 간수를 일차로 뺀 소금을 한봉지 얻었습니다.


그냥 먹을만큼 한봉지나 주십사 했더니 손도 크시지 엄청 많이 주셨어요 ㅎㅎㅎ

저희 친정까지 먹어도 이거면 일년은 먹겠어요...^^



소금은 통에 담아뒀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통은 사실 음식물 쓰레기용 통이에요.
안에 플라스틱으로 된 통이 하나 더 들어있는데
바닥에 음식물 쓰레기에서 물이 빠지라고
촘촘하게 구멍이 뚫린 체 모양이라서요.
저기에 소금을 두면 간수라도 마저 좀 빠질까 싶어서요... ㅎㅎㅎ
저희건 양이 적으니 그리 간수가 빠지고 그러지 않는데 포대로 사서 베렌다 등에 두면
바닥으로 허옇게 소금물 자국이 난다고 해요.
그게 소금에 남은 간수가 빠지는 건데 그렇게 오래 숙성될수록 짠맛은 좀 사라지고
은근히 고소하고 단맛이 도는 소금이 된다죠.


단시간에 간수를 대충 빼려면 이렇게 체에 소금을 넣고
물을 한번 좌악 끼얹어서 물을 빼면 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소금이 녹아서 나가기 때문에 양이 좀 줄어들지만
대신 맛이 훨씬 좋아져요.
집에서 소금 굽기를 찾아보니 어떤 분은
큰 냄비에 소금을 넣고 물을 넣고 끓여서 물이 다 날아가고
바닥에 남는 소금만을 모아서 은근하게 볶아서 식히고 다시 볶고...
이 과정을 9번을 해서 구운 소금을 만든다는 분도 계셨어요.
그런데 전 그렇게까지는 할 정성이 없어서 ㅎㅎㅎ
그냥 이렇게 체에 넣고 물 한번 뺀 소금을 볶았습니다.


처음엔 주방에서 볶기 시작했는데 후와... 냄새가 장난이 아니에요... ㅠ.ㅠ
머리가 띵 할 정도로 독한 냄새가 나는데 소금볶는 냄새 안좋다는 소리는 익히 들었지만
장난이 아닙니다...
신랑이 얼른 뛰어나오더니 뭐하는 거냐고 자기가 한다고 하네요.
결국 바깥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 꺼내놓고 신랑이 쭈그리고 앉아서 볶았어요.
처음엔 센불에 볶다가 중불에 오래오래 누르스름해질 때까지 볶았네요.
소금을 볶을때 나는 연기에 암등을 유발하는 안좋은 물질이 많대요.
그러니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절대 집안에서 하지 마시고
날 좋은 날 베렌다나 옥상에서 하시고 가급적이면 마스크 끼고 호흡을 참으면서 하세요.
세상에 쉬운 일 하나도 없습니다... ㅎㅎㅎ
아니면 저처럼 신랑을 시키시던가...
숨 참으라고 잔소리 해가며 말이죠...^^;;;;;
참, 소금을 볶으시려면 절대로 코팅팬을 쓰시면 안되요.
소금 때문에 코팅이 망가지기가 쉽고
또 볶고 나면 바닥에 소금이 막 눌러붙어있기도 하니까
반드시 스텐팬을 쓰세요.

완성된 소금은 한 김 식혀서 유리병에 담아놨습니다.
큰 병에 하나 작은 병에 두개 담았는데 지난번에 남동생이 한국 나왔을때 큰병에 든건 줘서 보냈어요.
이제 한번 또 볶아야 하는데 말이죠...^^

그럼 요 소금을 넣은 걸 해먹어야겠죠? ^^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 입니다.
단골로 생선을 주문하는 곳에서 다른 생선을 주문했더니 맛보라고 약간 보내주셨어요.
아이스박스에 꽁꽁 포장을 하셔서 어찌나 신선하던지 비늘이 탱탱~

그런데 문제는 일하는 곳에서 받았는데 저 말고는 아무도 전어회를 못먹는다는 거죠... ㅡㅡ;;;;;
결국 그날 고스란히 냉장고에서 하루를 보냈어요.
그러다가 밤에 집으로 가져왔으니 회로 먹기엔 좀 무리일것 같고
또 신랑은 회는 잘 먹지도 않고 해서 구운 소금 툭툭 뿌려서 구웠답니다.


사실 전어구이는 머리채로 통마리로 구워야 하는데 말이죠...^^
암튼 요렇게 손질이 되어있으니 귀엽긴 하네요 ㅋㅋㅋ
팬을 달구고 기름 살짝 두르고 전어 올리고 굵은 소금을 툭툭 뿌렸어요.


노릇하게 예쁘게 익은 전어구이...
굽는 동안 어찌나 좋은 냄새가 나는지 울신랑 배고프다고 난리... ㅋㅋㅋ

요게 횟감이었어서 크기가 좀 작은게 아쉽지만 살이 보들보들 촉촉하니 느무 맛나네요.
사실 울신랑은 회도 안좋아하지만 구이도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에요.
끽해야 조기나 먹을까...
결혼하고 나서 제가 억지로 숫가락에 얹어줘가며 꽁치며 고등어를 먹이는데
자꾸 먹다보니 먹을만한지 이젠 제법 먹기는 하는데 아직도 좋아하진 않아요.
조기는 아마 어릴때부터 먹어서 좋아하는거 같아요.
시댁에 가도 조기만 드시거든요.
그런데 요 전어를 먹더니 맛있다네요.
물론 잔가시가 좀 많긴 하지만 소금 볶느라 수고한 값으로 제가 잘 발라줬습니다요 ㅎㅎㅎ
남자들 중에 생선 가시 바르는 게 귀찮아서 생선 안먹는다는 사람 많대요.
그래서 엄마들이랑 마누라들이 가시를 발라내서 앞에 밀어준 것만 먹으니
밖에 나가면 절대 생선구이 같은거 안먹는다죠...
몸에 좋으니 알아서 좀 드시구랴 응? ㅡㅡ;;;;

암튼 시장에 나가시면 국산 천일염 구입하셔서 집에서 볶아서 준비하시고

이 가을에 전어구이도 한번 구워보시고 각종 고기 요리에 사용해보세요.

확실히 다른 맛을 느끼실수 있으실 거랍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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