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개 팬 것 미안해서리 간만에
저녁 산책을 다녀왔따. 순전히 개 맘 좀 풀라공.
오윽~ 다행. 개끈 풀어놓고 맘대로 뛰어제껴 보라고 했더니
이미 충성견이 되었더군.
아주 입을 열고 뛰어다니믄서 봄 공기를 집어넣고 집에 온 길
"어젠 미안했뜨. 다시는 전신을 마구 패지는 않을껭. 엉덩이만 때릴껭"
"어윽, 누님 털도 꽤 자라서 충격은 보기보다 덜 했으니 걱정마~"
그래그래 우리 화해하고 백년해로 하장
우리는 화해했쥐. 띨이 어찌나 환하게 웃어주든지
이내 배가 고파지고 말았따. 으케케
그런데, 밥도 읍공. 해묵기도 귀찮공
라면도 읍공. 김치밖에 읍공.
그런데
앉은뱅이 식탁 한구석에 심심할때 떼어묵던
통 바케트 있더군.
하지만~
억만년 전 바케트는 이미 씹어 묵을 수 읍을 정도로
굳었으니, 말랑했던 속살도 푸석푸석~
배고프다고 한 입 베어물었다가는
옥수수가 우수수? 응? 응? ㅋㅋㅋㅋ
그래도 살려보장. 먹어보장.
먹을게 읍으니...
일단 반으로 자르는뎅. 위에 뜯어 묵은 부분 반듯하게 자르고
공정하게 반으로 안자를려고 했는뎅 넘 딱딱해서
오른쪽 것은 거의 껍데기만 남았더라고. 저것은 띨이 줬따. 개껌마냥 씹으라공.
왼쪽 것 하나만 쓴당.
딱딱하게 굳은 바케트 속에 뭔가 촉촉한게 들어가야
씹어 묵을 수 있을 것 아닌가베.
양파 소자 하나 잘게 썰어서 볶는당. 이것도 속이라공해도
참 볼품읍지만 빵이랑 양파는 엄청 궁합이 좋은 듯. (내 입맛에는 그렇더라)
여기에 소금으로 짭짤하게 간하고, 후추도 탈탈 넣고
케첩 한숟가락 넣는당.
이것은 한 반숟가락 더 넣어도 되니 입맛대로 하시길.
이렇게 넣어서 두 번정도 후르륵 섞어 주고 불꺼.
그리고 빵에 버터를 바르는뎅
이때 빵의 속 부분을 푸석하지만 속으로 꾹꾹 눌러서
오목하게 만드삼. 그래야 양파 볶은 것 넣거덩.
난 버터를 깍뚜기 모양으로 썬다음 냉동실에 얼려서 쓰곤 하거덩.
녹일때는 간장종지에 깍뚜기 버터 하나 넣어서
밥통에 넣어. 그럼 스르륵 녹는당.
이걸 바케트에 촉촉히 바르시라.
버터대신 마가린 있쥐. 그것 발라도 오케이.
마가린에 버터도 읍따. 그러시믄 마요네즈 골고루 발라 주시라.
마요네즈도 읍따? 그래도 걱정마시라. 그냥
양파 볶은 것 양대로 듬뿍 올리면 되니깡.
이 위에 계란 노른자만 톡 터트려 끼얹으면 끝.
흰자랑 섞어서 얹어도 되는뎅. 나는 고소한 맛이 더하게스리
노른자만 톡 터트렸음.
에헤헤 넘 간단하쥐?
이것 오븐에서 굽는뎅(알잖아 내 미니오븐 성능~ 사람이 꼭 앞에 붙어서 있다가
뚜껑열고 뒤집공~ 으캬캬)
후라이팬 불 열라리 약하게 해서 저것 얹어놓고 구워도 되니
오븐 읍다 걱정마시공, 불땡기공. 오븐 있으믄
아주 살짝만 구워대시라.
나는 저 위에 노른자가 살짝 익을때에 꺼냈따.
촉촉하고, 양파 아삭하게 묵을려공.
진짜 맛나게 익었으니
억만년 된 바케트 밑둥에 양파 쬐금, 케찹, 계란 한개만 있으믄
이 간식(요리라고 하기에는 쩜 그렇쥐?) 된다고 봐^^
한 입 베어물믄 감동이 백배.
진짜 촉촉하당.
양파 때문인지. 계란 노른자 때문인지는 몰라동
계란 반숙에 채소볶음에 식빵을
한꺼번에 묵는 듯, 아침 끼니로도 제격이로세.
어응
띨한테도 양파 한조각 준당.
맛나게 묵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