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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는 맛이 두 배 좋은 북어떡조림

"그러시면 사모님. 이거 싸게 드릴터이니 가서 조려 묵던가요"

앞머리까정 고딩처럼 잘랐건만 누구 더러 사모님?

오늘 물고기 사서 조려묵을까 해서 마트갔다가

사모님 소리 또 들었따.

그냥

"아니 이 아저씨가~ 나이는 쩜 되어도 시집도 안 간 아가씨보고 사모님이래~~~에~~엑!!

에잇 총각같아 보이는데 링귀신이랑 소개팅 시켜줄까부당~"

하려다가 북어가 넘 싸고 상태도 좋아보여 잘라 달라했쥐.

째려보믄서 ㅋㅋㅋㅋㅋ

어쨌든 간만에 북어조림

오널 물고기 궁물에 밥 좀 비빌까 해서 작업 들가니

일단 북어는 지느러미 떼어내고

여기에 쌀뜬물을 부어주는데 이것이 비린내를 좀 잡아주거덩.

나는 마침 밥을 해야하기 땜시 쌀뜬물을 부었지만

이것 읍다고 괜스레 밥 한 솥있는데 쌀 씻지 마시게.

어차피 양념할때 맛술도 넣고, 후추도 넣고 그럴터이니

적당히 물에 불려 살이 보슬보슬 할 정도로 궁물만 쪽 짜서 두고

간만에 물고기 냄새 나니까 울 띨 저기봐라~ 아주 냄새맡고 난리군.

심령사진 아님. 개가 냄새맡고 있는 사진이라는 것 다시 한번 말씀드리며 ㅋㅋㅋㅋ

내가 가끔 물고기 조림을 하는 이유는 고기도 고기지만

갖은 양념을 흡수하신 무를 밥에 쓱쓱 비벼묵는~~ 아

그런 재미땜시 라는 것. 그런데 조림에 물고기랑 무랑 같이 넣어서 조렸다가는

물고기는 금세 익는뎅. 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당.

다 됐다 싶어 보니 무는 밥에 으깨 묵기는 살캉거리고

그렇다고 무를 완벽하게 익혔다고 싶으면 물고기는 살이 후들후들 퍼지고

그래서 무를 먼저 익히는 것이쥐.

중간 크기 무 반개를 나박김치 들어갈 모냥새로 썰어서 자작자작 잠기도록 물붓고

살캉하게 끓여주시라. 여기에 소금 탈탈 털어서 무에 간좀 베이게 하공~

그리고 양념인데, 내 살림에 뭐 이것저것 채소 구색 맞춰서 사들일 여력도 아니되고

그렇다고 조림 한번 해묵자고 냉장고 꽉꽉 채울수도 읍으니

딱 양파 큰 것 한개 듬성듬성 썰고, 청양이 세개 길죽하게 썰은 것. 그게 다로세.

(조림의 주 메뉴가 뭐여. 물고기랑 무인겨~ 그냥 읍으면 읍는대로 넣어도 맛나다는 것!)

여기에 궁물 짝 뺀 북어 넣으시공.

고추장을 한숟가락 넣는당.

너무 많이 넣으면

시원스럽게 칼칼한 맛 읍으니 딱 한숟가락만

고춧가루를 한숟가락 반 넣는뎅

맵게 묵을려믄 양껏 넣으시길

아헤헤~

내가 이걸 어캐 정확히 알려주갔음둥. 다덜 입맛이 다른뎅.

그냥 양껏 넣어~ 김장 하는 것 아니라는 것만 알아두시공 ㅋㅋㅋㅋ

마늘 한 숟가락~ 생강이 있으면 조금 빻아서 넣어도 된다.

그리고 맛술 한숟가락 반 넣는뎅

있잖아. 맛술 똑 떨어지거나, 맛술까정 구비해서 살기에는

느므나 뜸하다 싶은 자취생들은

소주를 넣어도 겁나 비린내를 잡아준다능.

소주는 안 넣는다고요? 집에서 안키운다고요?

왜 그래요? 집에 소주병 10개 정도는 쌓여야 혼자 산다 할 수 있잖아요? ㅋㅋㅋㅋ

나도 다행히 맛술이 있어서 넣었쥐. 안 그랬음 그 옆에 있는 소주 뚜껑 열었다는...

그래서 맛술 읍이도 오만가지 비린내 잡아야 하는 육,물고기를

요리할 때에도 "앗! 맛술 떨어졌네"라는 걱정읍이

항시 냉장고 속에 소주와 맥주를 채워 놓고 있다는 말씀드리며

그외에 들어갈 양념을 소개하노니

후추 약간 + 일반간장 반 숟가락+ 설탕 약간+ 소금 약간

이렇게 넣어서

주물딱 주물딱~

이렇게 해서 무 익을때까정 재워두믄

아주 양념이랑 북어랑 간이 폭 드는뎅

내가 이 조림 양념장에 물은 안 넣는것이

아까 무 끓이며 우려낸 궁물이 있기 때문이거덩.

이보다 훌륭한 양념궁물이 어디있겠냐.

그냥 바닥에 달라 붙을 것도 읍이

무 살캉하게 익으믄 그위에 양념한것 얹어 주시게

그리고 그 위에 대파 길죽하니 썰어서 얹고

난 조림에 대파 길게 썰어 넣는것 좋아해서 그런것인데

그냥 아까 양념할때 쫑쫑 채썰어 넣어도 아주 굿이다.

지금부터는 기둘리는 것이쥐.

중간불로 해서 조려~

그리고 궁물이 아작바작 줄었을때

내가 요새 음식을 슴슴하게 묵을 요량으로

간을 세게 안하공

조림을 해도 궁물을 자작하게 하거덩

찰지게 끈쩍끈쩍한 조림을 먹을 요량이믄

내가 지금껏 넣었던 고추장이고 고춧가루고 두배로 넣고

설탕대신 물엿을 넣어도 좋쥐!! 그리고

무 끓인 물을 반쯤 버리고 바짝 조리시라.

부글부글 얼큰하게 조려진(내 요새 입맛을 기준으로 삼는다믄^^)

띨이가 잘묵어서 몇 줄 사서 얼려놓은

가래떡 썰어 익혀주니

북어조림 완성이로세

가래떡과 북어의 절묘한 만남.

밥 읍이도 가래떡에 물고기살 묵는 그 재미에

푹 빠질 태세인 이 기쁨.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양념 쏙 베인 북어위에

곧 있으믄 솜사탕 처럼 녹을

무 얹어 묵는 즐거움을

무엇이 따라가리요~

곧 설날 오는뎅 가래떡있자네. 조림에 넣어봐.

나는 오널 처음 했는뎅

은근 잘 어울린당.

고등어며, 북어며, 조림에 넣으니

살이랑 떡이랑 은근 씹는 맛이 좋더라공

간만에 맛있게 밥 묵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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