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 금요일 전신이 녹초가 된 나에게 이 3400원짜리 만두 한봉다리는
크나큰 별식이 되었으니, 이왕이믄 집에서 해묵자는 나도 귀찮을때는
마트 냉동고에 고개를 넣는다. 수능보다 어려운 냉동식품 고르기. 그것도 만두~
싸늘한 날씨에 냉동고에 머리박고 고민하는 내모습에 주인아저씨
"거기, 아가씨. 그 제품 소비자평이 가장 우수하니 그냥 가져가시지?"
엄마 손마두 뭐뭐 만두~ 다 있지만 이 만두 참~~~ 많이들 먹는 거다.
이중에서 한 15개 정도만 쓰지만 언제 또 튀기고 그랴. 금방 읍어질 만두.
후라이팬에 기름 넉넉히 두르고 중불에서 노릇하게 구워주실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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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타. 내 이 인스턴트 만두를 그냥 구워 먹지는 않으리.
탕수육의 재료는 무궁무진하당. 냉장고를 뒤지니
시름시름 앓으며 랩을 이불삼아 누운 삼색피망님이 계시더군. 장본지가 오래되서 이것 뿐.
여기에 앙증맞은 양파 한개 까서 씻고, 깍뚝썰기 해놓고
거룩한 소스맹글기.
자~ 소스 배합은 위에 있으니 (요리법 누르니 일일이 설명 안혀도 이리도 쉬운 것을 난 미처 몰랐네그려^^)참고하고,
탕수육라고해도 꼭 희어멀건한 궁물만 묵으라는 법 읍거덩.
적당히 매콤한 보리고추장 한 숟가락과 달달새콤한 케첩의 만남
이 을마나 가슴팍이 설레이며 '무슨맛일까낭?'이라는 기대감도 생기지 않겠냐.
아~ 나는 애저녁에 설레였따. 3천원짜리 봉지만두 1만원이 넘게 호가하는 요리가 될 듯 하여~ 아헤헤
물을 넣어 묽게 맹그시라. 적당히 물기도 있공, 지대로 뿌려 드실라믄
미음처럼 농도를 조절하셔야 하거덩.
탕수육이라고 해서 거창하지만 고기 튀김옷 입히는 과정 다 생략하고
소스만 맹글면 이리도 간단한 것이 읍으니
고기대신 지글지글 익는 소리 저기에서 들리는 군하.
오호 쉴틈읍이 지글지글. 기름 아까버서 튀기지 않고 이리저리 뒤집으며
구웠는데 그 모습 참~ 식탐을 부르니
귀한쪽이 접힐 정도로 만두 익어가는 소리에
영혼을 놓으신 띨떵이
눈 한번 꿈뻑 안하고 가스렌지 밑에서 경을 읽으신당.
익은 만두 쟁반에 펼쳐놓고
채소 넣어 볶는데 이것 다들 생으로 묵기 땜시 채소는 센불에 소금 조금 뿌려서
숨만 죽인다고 생각하시길.
여기에 아까 맹근 소스 투하.
그리고 하나로 뭉쳐진 양파님들이 헤벌레하고 낱개로 떼어지며
보글보글 할 무렵에...
물에 갠 녹말가루를 넣는데 살짝살짝 넣으며
젓고, 묽다 싶으믄 또 넣으믄
요렇게 걸죽해진 기미가 보이쥐
한 3~4분 익히기. 여기에 바삭하게 구운 만두 넣고 두어번 섞으믄
족발당수에 이은
만두탕수~ 워워워~ 만두탕수 워워워~
시큼한 식초맛에 매콤한 고추장, 달달한 케첩
이것이 가루녹말에 삼자대면하고
육즙이 살아있다는 고기만두와 어우러지니
만두탕수~ 워워워~ 만두탕수 워워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