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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해 먹은 산낙지


src="http://img.ezday.co.kr/cache/board/2009/05/01/1d9e2bbd134c37bbe95985c25e8b3049.JPG"


산낙지를 먹기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겨우 낙지 볶음 정도만 먹다가가 나이를 먹다보니 저절로

산낙지의 참맛을 알게 되더군요.

그런데 제 생애 집에서 산낙지를 먹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커다란 택배가 왔습니다. 늘 신선한 해산물을 보내주시는 그 분입니다.

사면이 육지로 둘러쌓인 이 내륙도시에선 좀처럼 구하기 힘든 것들이죠.

다른건 다음에 소개하고 오늘의 주인공 낙지를 소개합니다. 주.낙.소

우선 동영상 한편을 감상하시죠.


화물트럭과 물류창고 안에서 서른시간이 넘도록 암흑과 싸우며 도착한 신안 뻘낙지입니다.

애초 기대하지 않았지만 워낙 싱싱한데다 포장상태도 좋았는지 세마리 정도가 살아있었습니다.

그 중 한마디는 방금 갯벌에서 건진것처럼 쌩쌩(生生)했습니다.

살아있는걸 본 이상 산낙지를 맛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난돌이 정 맞는다고 젤 쌩쌩해서 도망을 가려고 하는 놈 하나를 골라

키친타올로 다리를 죽 훑어 닦아준 후.

'미안하다' 세 마디를 외치고 다리를 뚝 잘랐습니다.


이 녀석도 놀랐겠지만 저도 놀랐습니다. 제가 산낙지를 손질하게 될줄이야.

잘려진 다리들이 도마와 칼 그리고 손등까지 타고 올라와 도저히 손질이 안되더군요.

8개가 맞는지 세 볼 겨를도 없습니다.

에라모르겠다 있는 힘껏 잡아떼서 마구 토막을 내고 칼날로 살살 다져줬습니다.

끝까지 발악을 하는모습입니다.


배달 오는 동안에도 끈질기게 버텨준 생명력. 역시....

쓰러진 소도 벌떡 일으킨다는 신비의 명약이 맞는것 같습니다.


꿈틀대는 놈들을 접시에 담고 참기름을 붓고 소금과 통깨를 살살 뿌렸습니다.

지금부턴 징그럽다기 보단 먹음직스러워 보이기 시작합니다.

남은 녀석들을 보니 아까보다 더 쌩쌩해졌더군요.아마 얼음 옆이라 얼어 있었나봅니다.

언젠가 티비에서 낙지들이 냉장고에 널브러진 걸 본 기억이나서 밀폐용기에 잘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었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끝까지 살아남아서 집에서도 산낙지를 맛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낙지야!

쫄깃쫄깃 꼬물꼬물 오돌오돌한 느낌, 담백하고 고소한 끝맛.

산낙지 맛의 진수입니다.

낙지는 대부분 단백질로 이루어져있고 타우린을 비롯한 필수 아미노산, DHA, 비타민B2등 영양이 풍부해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정도로 좋은 식품입니다. 게다가 이 녀석들은 게르마늄 성분의 청정갯벌인

목포 신안 앞바다 갯벌에서 잡힌 녀석들이라 더욱 달콤하고 연합니다.

넘 갑작스럽게 찾아온 산낙지라 시원한 소주 한 잔은 곁들이지 못했지만

정말 일부러 바닷가 가서 찾아 먹기 전에는 맛보기 힘든 산낙지를 행복하게 먹을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자... 어정쩡한 하루가 끼어있긴 하지만 숨가쁘게 달려온 4개월여 만에 황금같은 연휴가 찾아왔습니다.

좋은 음식 드시고 후회 없는 휴식 하시고 다가오는 여름에도 열심히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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