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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셰프’를 찾은 김소희 셰프. “요리사들 단디해라”
셰프뉴스

2016.08.0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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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서울 영등포동에 있는 안1.74에서 요리사들의 모임인 힐링셰프가 열렸다. 힐링셰프의 18번째 모임인 이날 행사에는 마스터셰프 코리아의 심사위원으로 유명한 김소희 셰프가 참여해 관심을 끌었다. 김소희 셰프는 콜라보 쿠킹쇼 및 요리대회 심사, 토크 콘서트 등에 참여했다. 특히 김소희 셰프는 이번 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을 계획할 정도로 모임에 애착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런 모임은 보통 열정으로는 할 수가 없는기라. 이산호 셰프가 무슨 돈을 벌라고 하는가? 그런 것 없어. 사람들 보는 기 좋고 만나면 좋으니까 하는기라. 다만, 여기 모인 사람들은 다 프로잖아. 그러니까 이제 그냥 먹고 마시려고 모이지 말고, 하나라도 배워간다는 생각으로 모여야 해.”

김소희 셰프는 힐링셰프 내의 요리대회인 ‘어메이징 요리대회’의 심사와 이산호 셰프와의 콜라보 쿠킹쇼를 통해 참여자에게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조리 팁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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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의 백미는 참여자와의 토크 쇼였는데, 원래 예정했던 시간보다 1시간이나 더 걸릴 정도로 참여가 활발했다. 그녀는 모든 질문에 성심껏 답변을 했으며, 청중은 대답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 요리사들과 김소희 셰프의 일문일답

Q 타지에서 요리사로 성공하기까지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 저는 첫째 성공이라는 단어를 좋아 안해예. 성공이란 게 정상까지 올랐다는 건데, 나는 아직 정상까지 안왔어예. 여러분의 생각에는 김소희 셰프가 방송도 나오고 하니까 성공했다고 하겠지만, 이거는 내가 일한 거의 대가일 뿐입니다. 나는 한 번도 스타라고 생각한 적이 없으예. 내는 스타가 아이고 요리사라예. 삶이라는 것은 올라가고 내려오는 게 당연한 이친데, 나는 아직도 멀었기 때문에 성공한 거라 생각 안 합니다. 나는 계속 추진할거라예.
외국에서 힘들었던 거. 말이 안 통하는 거. 요리를 안 배왔기 때문에 배왔는 사람들에게 기 눌리는 거. 그리고 여자기 때문에 기죽는 거 외국에서 엑스큐티브 셰프가 왕인데, 그 옆에 꼽사리 껴가 일하면 기가 마이 죽지. 그래도 하믄 돼. 그럴 때는 내 중심을 갖고 철학을 갖고 있으면 되더라고. 어려움이라는 건 없어. 하면 됩니다. 하세요. 나는 그렇게 했습니다.
이 세상을 살다 보면 자기 자신과 싸우는 게 제일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핑계를 대지만, 내하고 싸우는 게 가장 힘든거라예. 내한테 싸워서 이겼을 때. 그때는 다음 단계로 올라갑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계단이라는 게 있어요. 어떨 때는 되게 힘든 상황이 있어요. 그 계단을 넘어가면 내가 크는 깁니다. 인간이라는 게 처음에는 ‘할까?’ 하다가 ‘안되면 우짜지.’ 이렇게 생각이 변하는 기라. 생각이 많을수록 no라는 말이 나오지, yes라는 말이 안 나와. 노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확실하게 짜세요. 그라면 방법이 나옵니다. 열심히 해도 안 되면 후회가 없어. 대신 안 해보고 후회하는 거는 나중에 무덤에 가서 후회하는 거라. 비극적인 거지. 반드시 방법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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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좋은 요리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좋다는 거에는 기준이 없제. 나는 좋은 사람이나 착한 사람은 안 원해. 기준이 확실하고 철학이 있고, 그걸 따르는 사람이 좋아. 왜냐. 그 음식에는 그 캐릭터가 들어가니까. 지금 질문한 요리사도 뭔가 하려고 노력은 많이 해. 근데 고집이 엄청 세. 고집을 못 이기면 아무것도 못 해. 아는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고 노력은 많이 하고 그러는데, 고집의 논리에서 나오질 못 해. 고집을 뿌사야지. 고집에도 좋은 고집이 있는데, 그기 아이고 뭣도 모르고 남 말 안 듣는 거. 나중에 또 지나고 나서 후회하겠지.
요즘 세상은 안 기다려줘요. 먼저 나가서 비 줘야 되는 거고. 누가 하나 기회가 돼서 이야기하면, ‘왜 그렇지?’ 라면서 들어야지. 나도 옛날에 그랬어. 근데 지금은 젊은 사람의 말을 많이 들어예. 딱 들었을 때 “아따 또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다. 아이고” 하다가도 아뿔싸 생각을 해보자. 저 사람이 내보다 스무 살이 어리고 분맹히 저 사람도 배울 거 배우고 공부를 했을 텐데, 저런 말을 했을 때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그 사람의 관점에서 이해를 하려고 노력을 한다고. 그러면 역시 내가 배우게 돼. 나는 그렇게 살고 있으예. 내가 작년부터 나이 어린 분들에게 배운 게 한 두 가지가 아닌기라. 그니까 그거를 배우려면, 착한 사람이 아닌 질문하는 사람이 돼봐. 그런 사람이 되가 보면 답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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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킴이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 있는 요리사에게 오너 셰프가 무엇인지 설명해주세요.
A 셰프가 되면 크리에티브(창작)만 하면 돼. 솔직히 말해서 내 장사하는 거 아니니까. 근데 오너 셰프가 되면 그렇게 해서는 안돼. 못써. 단디 해야 돼. 음식을 갖다가 12,000원 받으면서 3만 원 재료를 넣으면 지 이름은 나겠지. 근데 그라면 고대로 골로 가는 거야.
여러분이 오너셰프가 되면 버리는 게 없어야 돼. 요즘에는 상추가 쪼매 시들시들해도 배렸뿌데. 풀 쪼가리 얼매나 한다꼬. 근데 오너 셰프가 되믄 다 씁니다. 우리 집에 온 아들이 맨 먼저 배우는 게 이런기라. 믹서를 돌리고 나면 한번 덜고 나머지는 씻까부리드라. “야야야 니 지금 물가가 얼만데 이걸 버리노.” 한 국자가 더 나온다 말이다. 그게 바로 오너 셰프인기라.

Q 방송을 하면서 얻게 된 것은 무엇이고, 잃게 된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떤 요리사로 남고 싶은가요?
A 방송을 하면서 얻은 거는 바로 여러분을 알게 된 거. 방송했기 때문에 내 마음을 같이 전달할 수 있는 거. 그래서 나도 받아가는 거지예. 우리 어머니에게 내가 받은 것처럼 말이지. 그 모든 정의 씨앗을 여러분에게 전달하는 기라. 그리고 그게 다 다시 내한테 오기 때문에 너무너무 감사하고요.
잃은 거는 내 보다는 주변의 요리사들. 요리사라는 게 얼마나 어려워. 아까 어떤 분도 손이 다 대갔고 손이 엉망이라. 그게 우리 현실이거든. 디고 비끼고. 냄새가 나서 어디 가지도 못 해. 근데 이런 걸 모르고 무조건 탤런트 있다. 잘나가야지 오해한다 이거지. 삼시 세끼 음식을 하는 사람은 진실할 필요가 있어. 진실하게 요리하는 거를 잃어가는 걸 느껴요.
어떤 요리사가 되고 싶나. 나는 항상 하고 싶은 거를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내가 과연 언제까지 요리사로 있을 지는 내는 몰라. 다만 내가 1년 뒤에. 5년 뒤에 요리를 하게 될지는 장담 몬 하지. 나는 요리를 하게 될지 뭣을 할지 나는 미래를 볼 수 없는 사람인기라.
다만 오늘이나 내일이나 요리는 무조건 재미있을 거라. 지금으로써는 내가 사는 방법을 이대로 가지고 갈 겁니다. 사랑을 가지고, 건강 음식 그라고 제철 음식을 가지고 병을 안 들게 할 수 있고, 낫게 하는 방법을 고집하고 싶습니다. 별다른 큰 거는 없으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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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매너리즘에 빠질 때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메뉴를 구상할 때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궁금합니다.
A 내는 시장통을 쫙 훑습니다. 다 돌면서 제철 음식이 무엇인지 보는 거지. 머리에 기억시켜놔. 모르는 게 있으면 일단 내가 해 묵어. 내가 해 묵으면 알거든. 그라믄서 내 음식으로 만들어가는 거라.
그리고 박물관도 가고 미술관을 가면서 예술가들의 시선을 배워. 예술가에게 양배추는 양배추가 아니야. 당근이 당근이 아니고. ‘왜 나하고 똑같이 보지 않지? 나도 이렇게 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해요. 그러면서 그 사람들의 창작력을 빌립니다. 그래서 그거를 가지고 아까 메모리 했던 향하고 맛하고 버무려서 음식을 만들지.
나도 에너지 떨어질 때가 있지. 그럴 때 난 밥을 안 묵어. 그라믄 소화될 에너지가 다른 곳으로 간다. 한쪽으로 포커스가 안돼. 밥을 많이 묵자나 그라믄 욱신욱신 해서 일을 몬해. 배에서 쫄쫄 소리 나면 미지근한 물을 묵고. 밥 한 숟가락 조물거리지 안 묵어. 왜냐. 난 오늘 그 이벤트의 끝을 내야 하거든.

Q 셰프님의 초심은 무엇인가요?
A 진실, 거짓 없는 것. 그리고 장삿속이 아닌 그 손님을 기쁘게 하는 거. 우리가 가족을 위해서 음식을 할 때는 아까분 게 없어. 그거와 마찬가지로. 그 손님을 기쁘게 하는 방법. 묵을 때 눈빛을 보고. 짠가 안 짠가. 내가 제일 좋을 때는. 레스토랑이 막 시끄러워. 막 떠들다가 음식 딱 나갔을 때 갑자기 조용해지는 거. 묵으니 맛있거든. 떠들 시간이 없어. 묵느라고. 다시 어느 정도 먹으면 다시 시끌시끌 벅적한 거 나는 그걸 정말 좋아해.

Q 한국에서는 서버들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셰프님은 어떤 철학으로 서버들을 다루고 계시는지요?
A 그거는 그 사람들을 잘 다루기 전에 오너 셰프가 단디해야 돼. 그치예 일단은 내가 뽑은 사람이고. 내가 좋아서 뽑았는데. 그 사람을 못 다뤄서 손님이 불편하다 하믄 말이 안 되지. 그라믄 내가 먼저 해야 돼. 부모님이 교육할 때 제일 좋은 거 ‘해라. 해라’가 아니라 먼저 비주는 것. 저는 먼저 보여 줍니다. 손님한테 먼저 말을 걸거나 손님 의자 뽑아준다는 거. 겉옷을 받아서 걸어준다든가.
오너셰프는 손님이랑 이야기해도 뒤가 보인다고. 다른 사람들은 앞을 보고 있으면 그걸 못 보지. 근데 다 보여. 나는 다 솔선수범을 해야 하는데, 서버들이 못하는 건 내가 못해서 그래. 걔들 탓이 아니고 내가 뽑은 사람이 못 한다는 거는 내가 잘못한다는 거지. 나는 생각합니다. 가리켜야 돼. 내가 원하는 대로 가리켜야 돼. 해라 가 아니고. 갸네들한테 먼저 “잘 있었어. 밥이나 묵고 하자. 커피 끌야 줄까.” 그런 걸 먼저 해야지. 그러면 걔가 내한테도 하고, 손님한테도 하지.

김소희 셰프는 1983년 고등학교2학년 때 오스트리아로 패션 유학을 떠났다. 7년 뒤 요리사로 전향, 킴 코흐트라는 레스토랑으로 명성을 얻었고 지금은 자신의 성인 KIM이라는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다. 그녀는 작년부터 방송 출연을 통해 ‘단디 해라’는 특유의 경상도 식 조언을 남기며 대중에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요리에 대한 고집이 남달라서, 유명해지기 위해 방송을 출연하는 요리사를 보고 “얼굴에 분칠하는 것이 무슨 요리사”라는 직설을 남기기도 했다.

힐링셰프를 이끄는 이산호 셰프는 현재 워커힐 호텔 소속으로 중식 외에 다양한 분야의 요리사들간의 화합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와 함께 힐링셰프의 모든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운영위원은 구근모(호텔 리츠칼튼), 김남성(생어거스틴), 최석규(잠실 롯데호텔), 김순태(워커힐 호텔)셰프와 임상진(SL안과) 원장, 김성준(전 호텔 리츠칼튼)씨 등 15명이다. 이들은 지난 2014년 12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월 모임을 주최하고 있다. 참여하는 요리사들은 일과가 끝나고 난 뒤인 늦은 저녁 시간에 모일 수밖에 없지만, 요리시연과 정보 교환 등으로 재충전의 목적을 이루고 있다.
18번째 모임인 이번 모임의 주제는 ‘가족’으로 진행됐다. 하루 12시간 불 앞에서 땀 흘리는 동료들도 가족이라는 의미다. 행사는 탐앤탐스, 브레빌, 하인즈 코리아, 븟, 생어거스틴, 아란, 해피파이 등 18개 업체의 후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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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힐링셰프 운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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