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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카운터를 만들기 전 고려해야 할 5가지
셰프뉴스

2016.06.2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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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셰프 카운터”란 셰프와 대화를 나누며 식사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카운터석으로 모든 레스토랑에 있지는 않다.

주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셰프 카운터에 앉아 식사한다고 상상해보자. 가지런히 줄지어있는 접시 위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소스가 부어진다. 뜨거운 그릴 위에는 지글거리며 익는 고기가 침을 고이게 한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대여섯 명의 요리사, 허리를 숙여 접시를 마무리하는 셰프,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셰프 카운터는 요리를 만드는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자리다. 음식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손님에게는 더없이 좋은 자리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반대편에 서서 일하는 셰프에겐 이 카운터가 어떤 의미일까?

조슈아 맥페든Joshua McFadden 셰프(아바 진스Ava Gene’s, 포틀랜드, 미국)와 다니엘 에디Daniel Eddy셰프(레벨Rebelle, 뉴욕, 미국)가 셰프 카운터를 만들며 알게 된 경험을 공유했다. 두 셰프 모두 처음부터 셰프 카운터를 만들 계획은 없었지만, 레스토랑 공사 도중 공간 활용을 높이기 위해  만들었고, 아래 5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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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 진스의 조슈아 맥페든 셰프. source : www.pdxmonthly.com

| 손님과 대화하는 것이 자유롭다

아바 진스와 레벨에는 손님들이 셰프 카운터 석에 앉으면 요리사가 먼저 인사해야 한다는 서비스 규칙이 있다. 그래야 손님과 요리사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식업은 곧 서비스업이죠. 셰프라고 요리에만 집중하면 안 됩니다. 우린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인사하도록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손님들은 셰프가 환영하며 맞아주는 모습에 긴장이 풀어지게 되고, 또 셰프는 본인이 요리한 음식을 직접 손님에게 내줌으로써 본인의 직업에 자부심을 더 느끼게 되죠. 레스토랑에 들어서는 모든 손님을 따뜻하게 환대하며 맞이하는 것. 그것 또한 셰프가 가져야 할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조슈아 셰프는 대화가 음식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두 가지 일을 능숙하게 해내는 과정은 실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도 강조한다.

 

| 요리사의 모든 행동이 노출된다

셰프 카운터에서는 요리하는 셰프들의 모습은 한순간도 숨길 수 없다. 조슈아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요리사들은 70명의 손님 모두가 자신들을 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다니엘은 자신의 레스토랑에 방문한 손님들의 목적이 셰프 카운터에 앉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손님들은 TV에서 보던 것보다 실제로 주방 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마치 극장과도 같아요. 관중이 되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직접 두 눈으로 관람하는 거죠. 더 많은 걸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주방을 완전히 공개한다는 것은 셰프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예를 들어, 맛보기 숟가락을 이용하면서 사용했던 숟가락과 깨끗한 숟가락을 별도로 관리한다는 사실을 손님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일이 그렇다. “당연히 음식 간은 봐야죠. 그래야 손님들에게 나가는 음식이 어떤지 알 수 있으니깐요. 그런데 손님에게 이런 점을 매번 설명하는 일이 의외로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 신메뉴의 반응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셰프 카운터는 좌석이 그리 많지 않고 셰프와의 교류가 크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신메뉴를 내어놓고 맛을 보게끔 권하기가 좋다. 조슈아는 아바 진스에서 12가지 종류의 파스타를 조금씩 맛볼 수 있도록 한 적이 있었다. 그는 정식 메뉴를 만드는 도중에도 오픈키친의 흐름을 이용하면 소량의 신메뉴를 손님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니엘 또한 레벨에서 신메뉴를 소개하려고 계획 중이다. “80명보다는 일단 8명에게 시도해보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스시바처럼 말이죠. 손님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음식을 다르게 만들어서 제공하면 서서히 단골손님도 생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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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에디 셰프가 셰프 카운터 맞은편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source : rebellenyc.com

| 모든 손님이 셰프 카운터를 원하지는 않는다

레벨과 아바진스 두 곳 모두 예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셰프 카운터로 안내받는 경우도 있다. 셰프 카운터의 만족도는 손님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몇몇 손님들은 셰프 카운터에 앉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이 외에도 셰프 카운터를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다니엘은 “백열 개의 좌석 중 셰프 카운터 석은 총 여덟 석뿐이에요. 일반석에 앉아있는 손님에게 셰프 카운터에 앉은 손님만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들게 해선 안 되죠. 레스토랑을 방문한 모든 손님이 같은 에너지와 같은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 모든 레스토랑에 셰프 카운터를 만들 필요는 없다

셰프 카운터나 오픈키친이 있는 레스토랑에서는 요리사들이 긴장하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요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손님은 음식을 잘 만들어내는 모습도, 실수해서 통째로 요리를 버리는 모습도 다 볼 수 있다. 그러니 평소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하는 모습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그러므로 주방 안의 다른 사람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엄청난 압박이 있는 도제식 주방 문화가 작업 능률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아마 손님들은 그런 광경을 보고 싶어 하진 않을 겁니다. 많은 사람이 주방은 고성이 난무할 거라 생각하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아요. 다른 느낌의 주방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죠.” 다니엘이 말한다.

조슈아도 “결국에는 각자가 서로를 신뢰하고 전문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아요. 대부분의 주방에 요리사가 부족하기도 하고요.”라고 덧붙인다. 그는 특히 새로 생긴 레스토랑은 아직 주방 스태프들이 일에 완벽히 적응한 상태가 아닌 만큼 오픈키친을 추천하지 않았다.

“저는 무척 운이 좋은 편에 속하죠. 주방 스탭들이 실력도 뛰어나고 모두가 요리하는 것을 너무 사랑하니까요. 근데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아요. 하룻밤에 200명의 손님을 상대하는데 요리사 한 명이 한쪽에서 계속 실수를 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오픈 키친을 운영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Editor’s Note : 본 콘텐츠는 Open Table의 <5 Things to Consider Before Creating a Chef’s Counter>를 번역, 편집했음을 밝힙니다.

· 셰프뉴스에서 보기 : http://chefnews.kr/archives/1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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